2012.06.25 08:50

[비평]어느 겨울의 초상

조회 수 381 추천 수 2 댓글 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느 겨울의 초상

 

 

 당연히 여기서 초상은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는 죽음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사람이 죽어서 장사 지낼 때까지의 일] 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몰입도가 좋은 글이다. 문장이 깔끔하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는 요소들도 많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공감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 몰입이 이루어져야 소설에 빠져서 작가의 의도대로 움직일 것 아닌가. 겨울이 춥다던가.. 등록금이 비싸다던가.. 글이 안 써지는 모습을 잘 묘사했다.

 

 주인공은 상당히 자폐적인 인물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과도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불건전한. 예를 들면 떠드는 사람의 손톱을 뽑아야 한다는 둥. 인물의 특성은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잘 끌고 간다. 캐릭터가 분명하다. 이 소설의 장점이 다시 한번 들어나는 부분이다. 이 소설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잘 읽힌다.

 

 숫자가 자주 나온다. 일반적으로 숫자가 자주 나오면 독자는 초조해진다. 강박증이랄까? 그런 것이 생긴다. 계단의 계수까지 적었다. ‘ 60라고 표현했는데 차라리 ‘62이런 식으로 분명히 하는 것이 의도에 좀더 가까운 표현방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인공의 하루를 쫓아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시간도 자주 나오는데 그 시간도 몇 분인지 까지 정확히 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소설은 과감하다. 요즘 소설의 인물들은 다 비슷하다. 그 이유는 실제로 사람들이 다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피해자가 피의자가 되는 게 보통 사회 아닌가. 그러나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과감히 법칙 아닌 법칙을 파괴한다. =피해자 남=가해자. 여기서 주인공의 특징인 그의 자폐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내가 이해한 소설의 내용은 이렇다. 글이 안 써지는 소설가 지망생 주인공은 작업에 부진해 스트레스를 받고 주위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다 도서관에서의 실랑이로 그 피로는 폭발하고 미친 상태가 된다. 환청을 통해 좋은 소설을 써낸다. 는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상이 [사람이 죽어서 장사 지낼 때까지의 일] 일지도 모른다고 한 것이다. 실제 자의식이 사라지고, 사라지는 것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새로운 의식이 들어왔으니까. 참신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 소설, 단점도 분명하다. 솔직히 문장이 재미가 없다. 분위기가 삭막하다 보니 의도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심하게 재미가 없는 것 같다. 과도하게 공감요소를 사용한다. 첫번째 문단, 대학생의 공감을 샀지만 지루한 주제들이다. 겨울이 춥다는 것은 지루하지 않았다. 등록금 부분이 좀 지루하게 느껴졌다. 돈이 모자란 주인공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소재이기도 하니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나오는 대학교 아싸의 모습. 약간 더 지루해진다. 밤에 술 취한 사람들. 왜 나오는지 알 수 가없다. 나는 공감을 하기 위한 요소로 해석했고 그렇다면 좀 과한 사용이라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문 두드리는 소리를 페니, 페니, 페니.’ 로 비유 한 것. 주인공의 자폐성을 강조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혹시나 다른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 전혀 모르겠다.

 결정적인 단점은.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폐성은 제대로 보여주지만 그건 나열로 밖에 끝난 것 아닌가? 이 소설은 단순한 괴담으로 끝나는 걸까? 그저 재미를 위한? 중요한 것은 그렇게 끝나는 것보다 다르게 끝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더 재미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광기를 좀더 다른 행동들을 추가해서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 profile
    욀슨 2012.06.25 09:03
    우선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두 번째로는 이렇게 진지하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드리고 싶네요.
    #3과 #4 외에도 주인공이 맛이 가는 부분을 좀 더 보충해서 쓰는 쪽이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은 저도 했었는데, 역시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었겠군요. 참고할게요. 또한 공감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곱씹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설명드리려니 다소 구차한 감이 적잖아 있지만, 페니 부분은 빅뱅 이론에 나오는 과학자-역시 제 정신은 아닌-셸든 쿠퍼의 대사에서 따 왔어요. 편집증적인 분위기에 맞는 것 같아서 써 보기는 했지만 다소 무리수였던 것 같네요. 결말 부분은... 어떻게 쓰는 게 더 괜찮았을지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
    다시 2012.06.25 09:07
    돈달라고 독촉하는 아주머니와 쉘든 쿠퍼는 전혀 연관성이 없죠. 자신의 규칙을 꼭 지켜야하는 주인공과는 비슷할지 모르겠지만요.. 게다가 그건 개그요소로 사용하는 것이라 좋지 않은 사용인듯
  • profile
    욀슨 2012.06.25 09:08
    과연. 감사합니다.
  • profile
    yarsas 2012.06.25 09:39
    흠. 저는 페니 부분, 빅뱅이론 생각나서 웃음 지었는데요. 패러디 같은 부분을 받아들이는 건 개인차가 아닐까 조심스럽게.의견내 봅니다.
  • profile
    욀슨 2012.06.25 09:42
    그렇군요. 의견 감사합니다.
  • profile
    윤주[尹主] 2012.06.25 16:11
    주인공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시 님께선 자폐적이고 강박증적인 캐릭터로 보셨기에 이런 해석을 하신 거 같아요.
    예컨대 냉소적인 캐릭터라고 봤다면 '약 60개'라던가, '페니, 페니, 페니'같은 자잘한 개그 등을 떠올리는 행동들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문제는 자연 자폐성에 강박증을 가지고 냉소적이기까지 한 캐릭터가 성립 가능한지가 될 테지만, 저는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네요;;; 어느 정도 뭉뚱그려진 '음울한 등장인물'의 심리와 광기를 그리고 있다라고 한다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시 님도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셨겠지만...뭐 비평이다보니 도움 되는 말 쓰려다보면 다소 깎아내리는 것처럼 보이게 써지더라고요. 의도와는 달리;;
  • ?
    다시 2012.06.25 16:43

    페니 페니 페니 처음 보고 전혀 내용을 모르겠어서.. 마지막에 클립에 대한 생각도 공감하기 힘들었고

  • profile
    윤주[尹主] 2012.06.25 16:57
    원래 패러디나 인용을 통한 유머나 분위기 조성이란 게 한계가 있긴 하죠. 아는 사람만 알게 되는...
    그걸 어떻게 시의적절하게 쓰느냐도 작가가 고민해야 할 문제겠죠. 다시 님 지적이 틀리진 않아요. 다만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거죠 ㅎ
  • profile
    욀슨 2012.06.26 09:30
    진지하게 비평 내려주신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어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9 현실과 꿈 아저씨편- 12(나타난 소년1) 2 다시 2012.07.31 385 1
108 현실과 꿈 아저씨 편-11 다시 2012.07.25 461 1
107 현실과 꿈 아저씨편-10 3 다시 2012.07.17 395 2
106 사랑의 힘으로 1 다시 2012.07.12 366 1
105 현실과 꿈 아저씨편- 9 2 다시 2012.07.10 414 2
104 현실과 꿈 아저씨편- 8 2 다시 2012.07.03 411 2
103 보통 하루 4 다시 2012.06.27 409 2
102 현실과 꿈 아저씨편 -7 2 다시 2012.06.26 388 1
» [비평]어느 겨울의 초상 9 다시 2012.06.25 381 2
100 보통 하루-1 2 다시 2012.06.24 381 1
99 현실과 꿈 아저씨편- 6 1 다시 2012.06.22 359 2
98 현실과 꿈 아저씨 편 -5 5 다시 2012.06.18 377 2
97 나의 그냥과 타인의 그냥 3 다시 2012.06.16 353 3
96 우동 한 그릇 4 다시 2012.06.15 529 3
95 현실과 꿈 아저씨편 -4 2 다시 2012.06.14 450 1
94 현실과 꿈 아저씨편 -3 2 다시 2012.06.12 385 2
93 현실과 꿈 아저씨편 -2 3 다시 2012.06.08 424 1
92 현실과 꿈 아저씨편-1 3 다시 2012.06.08 447 1
91 현실과 꿈 아저씨편 프롤로그 3 다시 2012.06.06 457 1
90 현실과 꿈- 지혜편 2 다시 2012.05.31 466 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