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8 04:20

현실과 꿈 아저씨편-1

조회 수 447 추천 수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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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머리가 멍한 상태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대 평원이었다. 한국에선 바닷가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하늘과 땅의 경계가 자신의 주위로 펼쳐져 있고 그는 혼자였다.
 “뭐야.”
 방금 전까지 회사에서 졸고 있던 그는 당황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때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검은 점이 보였다. 그 점은 점점 커졌고 사실 엄청난 무리의 거대한 것들이라는 것을 곧 알 수 있었다. 그들이 매우 빨랐기 때문이었다. 무리는 맹렬한 기세로 그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
 그는 완전히 얼었다. 그들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이제 얼굴의 윤곽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헉! 뭐야?”
 완전히 괴물들이었다. 이가 발달한 놈도 상체가 발달한 놈도 있었다. 그는 기겁을 하고 전력으로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꿈, 꿈이겠지? 그럼 도망갈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가슴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숨이 차서 느끼는 고통, 군 제대 이후로 한번도 느껴본 적 없지만 생생한 감각이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적인 감각이었고 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괴기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는 계속 달렸다. 그들을 마주할 용기는커녕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다.
 “헤 아저씨 잘 뛰는데.”
 한 청년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옆을 보았다. 긴 녹색 후드를 입은 청년이 자신의 옆에서 같이 뛰고 있었다.
 “도와줄까?”
 그가 웃으며 물었다. 그에겐 말할 공기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 뭐로 도와줄까?”
 뒤 괴물의 무리는 뭔가 던져대기 시작했다. 청년은 그 와중에도 장난스러운 얼굴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는 속이 타 들어가 있는 힘껏 외쳤다.
 “빨리!”
 “알아쓰~! 아저씨는 계속 뛰어, 위험하니까!”
 말을 마치며 청년은 제자리에 섰다. 무리와의 간격은 채 10M가 되지 않아 보였다.
 “증발하는 물과 녹아 내린 돌, 추락하는 달과 불의 제왕이여!”
 그는 노래를 부르듯 주문을 읊조리고 땅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괴물들은 어리둥절하여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청년이 있던 자리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한 괴물이 청년이 서있던 곳으로 다가왔을 때 거대한 불덩이가 그곳에서 튀어나왔다. 서로의 거리가 충분히 멀지 않았고 그 크기가 너무 거대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형상을 알 수는 없었지만 얼핏 봤을 때 팔과 머리가 있는 사람의 상반신 모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불덩이는 미쳐 날뛰며 괴물들을 녹여버렸다.
 ‘역시 꿈인 건가. 당연하지만. 근데 왜 이렇게 생생한 거야?’
 괴물들을 흔적도 없이 다 녹인 후에 그 불덩이는 점점 작아지더니 그 안에 있던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저씨! 위험해!”
 미쳐 보지 못했던 키가 작고 몽둥이를 들고 있었던 괴물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으악!”
 그는 소리를 질렀고 그의 입에선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그 작은 괴물은 새카맣게 타버렸다. 그리고 둘은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 역시 아저씨, 여기 사람이 아니구나.”
 청년이 그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응?”
 “그러니까 아저씨는 마족이거나, 그 뭐시냐, ‘나타난 사람’ 그거구나.”
 “무슨 말이야?”
 그가 조금씩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
 “아니지. 마족은 아니겠지. 설령 그렇다 해도 마족의 적인 것 같고.”
 ‘뭐라는 거야?’
 “반가워. 내 이름은 호페퍼야. 아저씨는?”
 청년이 웃으며 말했다.
 “진기석.”
 ‘이상한 이름이다.’
 그들이 생각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던 참이야?”
 자신의 주위고 새카맣게 타버린 대지에서 청년이 물었다.
 ‘어디로 가야 하지? 기다리면 깨어나려나?’
 “딱히.”
 그가 답했다. 그는 청년에게 위화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는 마을과 꽤 먼 곳인데, 그냥 서성이다 여기까지 온 거야?”
 청년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하하하.”
 갑자기 청년은 자신의 배를 움켜잡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아저씨 마을 없잖아! 갈 곳도 없고 온 곳도 없잖아! 내가 다 아는 구만 아닌 척 하기는!”
 그가 눈물까지 닦아가며 말했다.
 ‘그게 그렇게 웃긴 일인가. 그나저나 내가 불을 어떻게 뿜은 거지? 요상한 꿈이 다 있네.’
 그가 생각했다. 이런 난잡한 상황 속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청년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었다. 이제 그가 의지할 곳은 이 청년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것은 꽤 중요한 일이었다.
 두 남자는 초원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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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클레어^^ 2012.06.08 07:20
    오호~ 골드 미스터 기석씨의 모험의 시작이군요.
  • profile
    윤주[尹主] 2012.06.08 07:59
    잘 보고 갑니다. 처음엔 아저씨도 얼떨떨한 상태로 시작했네요;
  • profile
    yarsas 2012.08.09 02:03
    정주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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