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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라루테와 일행들은 다시 시장에 있었다. 아직은 밤에 가까운 시간, 일부 사람들만 가게로 나와 장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느껴집니다.

 호페퍼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말에 모두 긴장을 하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수상해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채소 가게에서는 박스를 정리하고 있었고 신발가게는 진열대를 꺼내고 있었다.

 어제랑 똑 같은 상황이군.

 크리스가 말했다.

 바로 이 근처에요.

 호페퍼는 단호했다. 그 말을 들은 이들이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봤지만 역시 수상한 사람은 자신들을 제외하곤 없었다. 시장의 부지런한 상인들은 수상한 사람들이 두리번거리는 것을 주시하며 일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찾았어요.

 라루테가 들릴 듯 말듯한 소리로 이 말을 하자 전원 그를 주시했다. 그는 고개를 까딱하며 나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그들은 라루테를 따라 시장에서 나갔고 마검이 있는 언덕으로 향했다.

 시장을 나가자 마자 호페퍼가 물었다,

 누구?

 주스가게, 맨손으로 오렌지를 쥐어 짜고 있을 때, 필요한 팔 근육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마계의 쥐어짜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해요.

 라투테가 말했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군요. 과일 주스를 만드는 힘이라니……”

 호페퍼가 진지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자신의 근육을 쪼여서 힘을 발휘한다든지 상대의 신체를 비트는 데에 응용한다면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죠.

 별의별 능력이 다 있군요. 몇 가지 종류의 능력이 있죠?

 펠리테가 조용히 말했다.

 무수히 많죠. 대부분은 마계에 있습니다.

 라루테가 답했다. 그들은 능력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목적지인 언덕에 도착했다.

 그럼?

 호페퍼가 라루테를 보고 말했다. 라루테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회귀.

 마검을 휘감고 있던 빛의 기둥에 일순간 구멍이 났고 호페퍼는 그 틈에 땅에 박혀있던 마검을 뽑아 들었다. 빛의 기둥은 사라지고 그곳에는 칼에 찔린 쪽지가 있었다. 라루테는 그 쪽지를 들어 읽었다.

 쥐어짜는 능력이 남아있다.

 무슨 뜻일까요?

 펠리테가 물었다.

 전쟁이후 마계에서 이 마을에 흘린 능력을 회수하는 일이 있었던 모양이죠.

 라루테가 담담히 말했다.

 크리스씨, 이 검을 들어주시겠어요?

 라루테가 크리스에게 검을 건네주며 말했다.

 나보고 이 검을 사용하라는 건가?

 크리스가 물었다.

 같이 쓰는 거죠. 지금 몸이 무거운걸 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부탁 드리는 거에요. 빨리 이 마을을 떠나죠.

 라루테가 앞장서서 아주 빠른 걸음으로 마을의 입구를 향해 내려갔다. 언덕에서 내려온 라루테는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 좀 천천히 가면 안되나요?

 데이지가 헉헉거리며 말했다. 라루테의 바로 뒤에서 그녀를 쫓아가고 있었지만 이제는 가장 뒤에서 죽을 힘을 다해내고 있었다.

 마검에 있던 빛이 없어졌습니다. 발견되면 난처한 상황에 처해요!

 라루테가 헉헉대며 외쳤다.

 

 그 무렵 테이데스의 마을 전 곳은 난리가 난 상태였다. 일찍이 일어나 있었던 시장 사람들부터 시작된 소란은 경비병과 성주를 깨웠다.

 빛의 기둥이 사라졌다.

 일어나! 빛의 기둥이 사라졌어!

 이봐 경비병! 이게 무슨 일이야?

 저기 성주님! 큰일 났습니다!

 성문을 닫아라!

 침실에 있던 성주의 한마디에 마을 사람들과 군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마을 한가운데의 언덕에서 밑으로 내려가던 일행들에게는 많은 병사가 앞을 가로막았다.

 어느새?

 데이지가 당황하며 말했다.

 지금 품속에 있는 거 뭡니까?

 길목을 막고 있는 마을사람 중 한명이 라루테를 보고 말했다.

 무슨 일이죠?

 라루테가 침착하게 물었다.

 뭐냐고!

 마을 사람들이 성을 내며 그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기백에 눌려 구출대는 뒤로 주춤대며 뒤로 갔다.

 제 검입니다만, 무슨 일이시죠?

 라루테는 품속에 있던 자신의 검을 보여주며 그들을 똑바로 응시했다.

 “……어라……? 죄송합니다. 저희 마을에서 큰 도난사건이 일어난 모양인데 잠시 짐을 풀어보셔도 될까요?

 오해했던 것이 미안했는지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누그러졌으나 그들의 의심은 그치지 않았다. 구출대는 현재 마을에 있는 유일한 이방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시장을 어슬렁거리는 무장한 이방인들.

 그럼 저는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라루테가 담담히 말하고 그녀를 감싸고 있던 주민들 한가운데로 지나갔다. 모두 그녀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라루테를 제외한 구출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뭐야? 어쩌려고 혼자 내빼는 거지? 이렇게 내빼는 건가? 이제 어떡하지? 싸워야 하나?

 마검을 품고 있는 크리스가 생각했다. 라루테는 주민들을 모두 지나치자마자 가볍게 뒤로 돌며 칼을 칼집에서 빼지 않은 상태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주로 명치와 같은 급소를 조용히 찔렀기에 주민들은 서로가 쓰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기는 힘들었다. 사실 눈치챌 수 없었던 것은 주민 모두가 쓰러진 것이 순식간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처음이라 저도 당황했지만 앞으로 길을 막는 무리가 있으면 무시하거나 쓰러트리거나 해야 할 것 같네요. 시간을 지체할수록 위험해지겠어요.

 라루테는 말을 마치고 다시 앞장서 뛰어갔다. 아침에 조깅을 하러 나가는 듯한 속도였다. 구출대 모두 그 속도에 맞춰 그녀를 쫓아갔다. 방해하는 무리를 만날 때마다 라루테는 달리는 속도를 순간적으로 높여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고 상대방의 칼을 살짝 받아내 균형을 잃게 했고, 크리스가 그 상대방을 무난하게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그렇게 달려나가다 보니 성문이 보이는 마을의 외각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굳게 닫혀있었고 많은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호페퍼님, 마법으로 성문을 부술 수 있나요?

 라루테가 성문을 향해 달려가며 물었다.

 마법진 그릴 때까지 나 지켜줄 수 있다면 가능이야 하다만 인명피해가 없을 거란 장담은 못한다. 음- 그러니까 할 수 없다는 말?

 호페퍼가 핵핵대며 중얼거렸다.

 인명피해…… 그렇죠. 있으면 안되겠죠. 성문으로 나가는 것은 포기하는 게 좋겠어요.

 라루테는 이렇게 말하며 펠리테를 에게 눈치를 줬다. 노년에 몸을 쓰는 것에 괴로워하던 펠리테는 말없이 끄덕였다. 라루테는 달리던 방향을 바꿔 성벽쪽으로 갔다. 그리고 성벽에 가까워 졌을 때 펠리테는 크리스에게 작은 주머니를 건네주었고 그는 그걸 있는 힘껏 던졌다. 그리고 그 자루가 벽에 닿을 때쯤 펠리테는 그 주머니를 향해 스위치를 누르는 시늉을 했다.

“펑!

 폭발과 함께 두터운 성벽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치형 입구가 생긴 것이다. 구출대는 그 통로를 향해 전속력으로 뛰었다. 크리스는 말도 하지 않고 펠리테를 업고 뛰었는데 그래도 가장 선두에 섰다.

 호페퍼씨! 입구를 막아줘요!

 라루테가 호페퍼에게 외쳤다. 크리스는 펠리테를 자신의 등에서 내리고 마을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막아? 어떻게? 물? 불? 지금 이 기세라면 어지간한 것들은 다 뚫고 오실 것 같은데? 으으……”

 성안에서는 엄청난 아우성이 들려왔고 성벽에 난 구멍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온갖 무기를 들고 크리스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크리스에게 댈 것은 아니었지만 산만한 덩치와 날카로운 눈매에도 겁을 먹지 않고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그도 지쳐가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마을 사람 다 모아놓고 물어 보십시오. 저희 마을은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거군.

 크리스가 진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그럼 얼음? 아니야, 금방 사라질 거야……”

 호페퍼도 마찬가지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잭을 써.

 펠리테가 고개를 푹 숙이고 핵핵거리며 말했다. 호페퍼는 그 말을 듣곤 자신이 들고 다니는 가방을 뒤져 작은 병을 찾았고 거기서 콩 하나를 꺼내 크리스의 발 밑에 심었다. 그리고 그의 발 사이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그림에선 빛이 났다.

 왼발 들어봐. 오른발. 됐어 이제 뒤로 나와.

 크리스는 앞으로 조금 다가가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의 무기를 자신의 대검으로 받아 쳐내고 그를 발로 밀듯이 찼다. 그들은 도미노가 쓰러지듯 일제히 넘어졌다.

 과감성과 신뢰. 더 높은 곳으로.

 호페퍼가 주문을 외우자 마법진 가운데에 심어져 있었던 콩에서 줄기가 자라나더니 아주 굵은 넝쿨이 되어 구멍을 메우고도 계속해서 성벽을 휘감았다. 넝쿨은 가까운 성문을 점거하고도 남았다.

 정말 소름이 돋는 실력이다.

호페퍼가 말했다. 일행은 넋을 잃고 넝쿨이 자라는 것을 보고 있었다. 상식을 벗어나는 크기의 마법이기 때문이었다. 마을을 둘러싼 성벽의 반을 마비시키는 콩 한 알!

 빨리 마차에 타죠. 여기서 조금만 가면 됩니다. 거기 대기시켜 놓았어요.

 라루테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실제로 구출대가 가자 숲속에 대기 시켜놓은 마차가 있었다. 그들은 바로 그 마차에 탑승했다. 그들이 탑승하자마자 마차는 숲속을 달렸다. 다들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펠리테는 이미 반 기절한 상태였고 데이지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라루테는 자신의 다리를 열심히 주무르고 있었다.

 크리스님, 여기 근처에 또 어떤 마을이 있죠?

 라루테가 자신의 팔을 주무르며 물었다.

 여기가 테이데스니까, 버쉬르? 거기가 가장 가깝지.

 크리스가 마차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버쉬르?

 라루테는 되 묻더니 크리스가 들고 있던 자신의 큰 가방에서 지도를 찾아 열심히 뒤지기 시작했다.

 버쉬르?

 라루테는 완전히 굳은 표정으로 묻는 듯 말했다.

 , 없어? 50년 전에 생긴 마을이니까 옛날 지도에는 없을 수 도 있지.

 크리스가 덤덤히 말했다.

 마차의 끝부분에 앉아 있던 라루테가 마부를 볼 수 있는 창까지 기어가 말했다.

 버쉬르로 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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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에니즘 2011.07.10 02:48

    첫편부터 봐야겠군요 킁...

  • profile
    클레어^^ 2011.07.10 09:17

    부제에 나왔던 '오렌지주스'가 이렇게 해서 나왔군요.

    저렇게 해서 주스를 만든다라... 실제로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나요?

    (코코넛을 저런 식으로 짠다면 아마 코코넛은 무사하지 못할듯?)

  • profile
    윤주[尹主] 2011.07.12 19:55

    테이데스 편 종료네요 ㅎ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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