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7 04:52

포켓몬스터R-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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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지금 상황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아시나요?”

오박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구었다.

인적이 드문 은빛 산의 작은 동굴에서 오박사와 그의 아들 오바람은 마주보고 앉아 있었디. 오박사의 옷은 여기저기 고문의 흔적으로 찢겨져 있었고 얼굴에도 작은 상처들이 있었다.

“지우와 로켓단에게 쫓긴지 벌써 1주일 입니다. 왜 마을로 돌아가지 않으시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왜 쫓기는지 아시나요? 아신다면 그것도 알려주세요.”

바람은 박사를 노려보며 말했다. 박사는 자는 듯, 아무런 변화도 없이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정말 지칩니다. 이제 그만 돌아가요. 왜 아무런 이유 없이 고집을 부리시는 겁니까…… 빨리 병원에 가서 상처도 치료 하셔야죠……”

바람도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드는데, 박사가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깜짝 놀랐다. 박사의 자세가 갑자기 변한 것도 놀란 이유 중 하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박사의 눈빛이 전에 없이 단호했기 때문이었다.

“모두 말하마. 네가 내 말을 믿고 그 말을 믿고도 나를 버리지 않는다면 모두 말하겠다. 염치 없지만 그럴 수 있겠니?”

오바람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은 평생 동안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멍하게 박사를 바라보던 그는 이대로 동굴에 있을 수는 없었고 또, 급박한 상황에서도 아버지가 너무나 의연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뭔가 비밀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결심을 하고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알려주세요.”

“……물론 네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해도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까지 아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내 잘못이겠지.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다면 말할 기회도 없었겠지만…… 나는 조금 특별한 인간이다. 나에게는 수명이 없어.”

“네?”

바람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를 애써 외면하고 박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원시의 인류와 함께 생활했었다.”

정적이 흘렀다.

“아버지는 창조자 이신가요?”

모험을 다니며 온갖 신비한 일을 겪은 바람이기에 박사의 황당한 말도 어느 정도 들어줄 수 있었으리라. 그는 평소 실언을 하지 않는 아버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의 말을 믿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나는 창조물이겠지. 세상을 만든 기억은 없으니까. 나도 신체가 수명을 다하면 죽는다. 어떤 초능력도 없고. 이런 점에서 보면 나는 평범한 인간이지. 다만, 신체가 죽을 때 내 영혼은 그대로 이 세상에 남아 새로운 신체에 들어간다.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죽었을 때 가장 가까운 사람의 신체에 들어가지.”

“그렇다면 지금의 당신은 제 아버지 오박사가 아니군요.”

바람은 지금까지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파악하고 조용히 대답했다.

“내가 오박사는 아니지만 너의 아버지다. 오박사는 너의 아버지가 아니었어. 나는 신체의 본 주인이 잠들 때 깨어난단다.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살며 나는 저녁에 움직였지. 그래서 본 주인이 피해를 입을 때가 있었어. 매일 밤 미친 사람처럼 말도 없이 돌아다니니까. 그래서 밤에 깨어날 때면 나는 가만히 누워있거나 방에서 책을 읽거나 했었지. 미안했으니까. 그런데 오박사는 젊었을 때부터 밤을 세가며 연구를 하고 아침에 잠이 들었어. 그 생활패턴은 한동안 변화가 없더군. 나는 너무 외로웠다. 안 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조심스럽게 밖에서 활동했지. 말을 아끼고 최대한 조용히 행동했어. 알고 보니 박사의 밖에서 행동이 이와 같았지만, 아무튼, 그냥 바라만 보고 가벼운 인사만 나누는 거였지만 나는 너무 기뻤다. 그렇게 그런 작은 행복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는데, 내 존재를 들켜버렸지. 오박사는 아주 예리한 사람이었거든. 그는 처음은 아니었지만 나와 대화를 시도했어. 자신이 잠들 때 어떤 인격이 깨어난다고 생각한 그는 메모를 남기고 잠이 들었지. 나는 지금까지 오박사의 몸으로 행동한 죄가 있었기 때문에 그 메모를 무시할 수 없었어. 그 메모의 내용은 설문지 같은 것이었는데 나의 이름이나 정체를 자기소개서처럼 적어야 했지. 이름과 나이는 대답할 수 없었지만. 그 설문지를 작성하고 나도 오박사에게 메모를 남겼어. ‘내가 아침에 활동해도 됩니까?’ 박사는 허락했지만 조건을 걸었어. 나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 그렇게 계약을 하고 나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남의 몸을 사용한다는 양심을 긁는 일이었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고 너를 낳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조금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그러니 너는 내 아들이다.”

말을 마치고 박사는 아들은 바라보았다. 정신을 잃은 듯 멍한 표정이었다. 아무리 박사의 말을 믿기로 한 바람 이었으나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바람의 인생을 모두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바람을 바라보며 그는 말을 이었다.

“박사는 나에 연구를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 여러 기계와 약물의 도움을 받아서 그는 지금까지 몇 승려와 신부들이 했던 것처럼 내면을 통해 나와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후에는 나의 기억도 마음대로 들쳐보더군. 나는 잠자코 있었어. 지금까지 몸을 사용한 대가를 지불하는 기분이 들어 오히려 조금은 기뻤지. 그는 내가 겪은 일중 초자연적인 현상과 신비한 물체들에 초점을 맞추고 내 기억을 토대로 그것들을 직접 찾아 나섰지. 그래서 본의 아니게 어린 너와 잠시 이별을 했었고 말이야. 기억나니?”

오박사가 바람에게 물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말도 안하고 떠나신 적이 많았죠. 그것도 밤중에 메모만 남기고……”

따뜻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여행들에 대한 이유를 깨달은 바람이 놀라며 답했다.

“오박사는 나에게는 묻지도 않고 떠나곤 했지. 내면의 대화에 성공한 이후로 다시 나에게 말을 건 적도 없었어. 가끔 내가 남기는 메모에는 답을 해줬지만. 그 연구 결과 중 포켓기어의 발명이 우리가 쫓기는 이유란다. 옛날 내가 모험가와 살았을 때 무인도에 간 적이 있었어. 아주 우연히 말이지. 아주 신비한 섬이었어. 섬 중앙에는 빛나는 초록색 바위가 있었는데 그것을 만지고 있으면 포켓몬과 대화할 수 있었지. 박사는 그 돌에 대한 나의 기억을 찾아 내고 돌도 찾아냈지. 그 돌을 연구하면서 포켓기어를 발명했어. 기어와 몬스터볼을 동기화 시키는 것이나 벳지에 따라서 포켓몬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박사에게 일도 아니었어. 그렇게 포켓기어를 출시하고 박사는 큰 돈을 벌었어.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빌렸던 연구 자금을 갚고도 한참 남는 돈이었으니까. 그런데 기어의 출시는 박사에게 부만 주지 않았어. 정부는 기어의 비밀을 밝혀 독점하고 싶어했어. 끊임없이 박사에게 정보를 요구했지. 잠들었을 때 납치도 하려고 했어.”

“실패 했겠군요.”

“그래.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낀 박사와 나는 숨어 지내기로 했어. 여러 곳에 비밀 연구소를 짓고 그곳들을 전전하며 지냈지. 박사는 마음껏 자신이 좋아하는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했지. 물론 박사에게도 안 좋은 일이 생긴 것은 이전에 했듯이 마음대로 연구를 위한 여행을 떠나기 힘들어 졌다는 것이었어. 사람을 시켜서 연구를 하려 했지만 그러다 정부가 그것을 발견하고 자신을 납치할 것을 걱정했고 그래서 조심스럽게 마을에 들려 벳지를 따기 위해 수행을 떠나는 어린 친구와 접촉했지. 그들에게 부탁하면 정부에게 들키지 않을 줄 알았거든. 어린애한테 어떤 의심을 하겠어? 바로 그 ‘어린 친구’가……”

“저와 지우 군요.”

바람이 나지막하게 답했다.

“그 이후에도 몇 명 있었지만.”

“그런데 지우가 왜 박사님을 노리는 거죠?”

“지우는 변했어. 전부터 야심이 대단하긴 했지만…… 정부에게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마도 나를 얻게 된다면 독자적으로 행동할거야. 저번에 섬에 정부 사람들과 같이 쳐들어 오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럴 것 같다.”

“이럴 수가…… 그럼 로켓단은 어떻게 된 거죠?”

“비주기? 그는 지우와 같은 사람이야. 나는 그와 만난 적이 있어. 나에게 기어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지만 나는 거절했었지. 그때 그는 조용히 돌아갔는데 며칠 후에 연구실이 엉망이 되었더군. 모든 자료를 도둑맞았고 말야. 정부가 기어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을 때 기어에 대한 자료를 모두 폐기 했었지만 도둑맞은 자료에는 나에 대한 자료가 있었어! 박사가 실수를 한 것이지!”

“그럼 그때 아버지와 묶여있던 로켓단원은 영혼을 옮길 신체였군요?”

모든 의구심이 풀린 바람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내가 고문을 받다 죽으면 그쪽으로 옮길 생각이었겠지. 그러나 바로 실행하지 않더군. 아무리 논리 정연하게 나에 대해 설명하는 논문일지라도 믿기 힘든 사실이니까.”

오박사가 답했다.

“그럼 우리는 어떡하죠? 저가 옛날 지우가 했던 것처럼 로켓단의 소굴에 쳐들어가 그들을 소탕한다 해도 정부와 지우가 아버지를 노리고 있는데…… 우리는 의지할 세력이 없군요?”

“방법은 있었다. 내가 죽는 거지.”

오박사가 힘없이 답했다.

“아버지!”

오바람이 화를 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이젠 늦었으니까. 로켓단이 사실을 안 이상 내부의 정부 소속 첩자를 통해 정부도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지우도 알고 있을 것이니 내가 죽는다고 포기하지 않을 거야. 아마 내 가족들을 납치하고 협박하겠지. 지금 부인은 죽고 너는 다 컸으니 덜 걱정되지만.”

사실이었다. 바람은 최강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 누군가에게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었고 박사가

늙은 탓에 박사를 압박할만한 사람은 대부분 늙어 죽거나 죽기 직전인 상황이었다. 그렇게 같이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던 중 부자는 동시에 외쳤다.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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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2.27 00:27

     이런 스릴러 분위기 좋네요 ㅎㅎ

     잘 봤습니다. 완결까지 다 읽으려면 며칠 더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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