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혜, 목지혜 2-1

by 다시 posted Jan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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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안 가는 건 아니겠지? 개교기념일은 1년에 한 번일 태니까!”

아슬아슬한 시간가지 학교에 가지 않는 지혜에게 그녀가 소리쳤다. 여느 때와 같이 분주한 아침이었다.

“나가요!”

지혜가 소리쳤다. 역시나 일상적인 외침이었다. 너무나 평범한 하루.

“다녀오겠습니다!”

[쾅!]

지혜가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리고 지혜 엄마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녀는 수도를 잠그고 생각에 잠겼다. TV에서 보면 10년 만에 재회하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처럼, 그녀는 자신의 딸과 다른 위화감, 아주 작은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방금 자신의 집에서 나간 소녀는 자신의 딸 지혜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냥 ‘겨우 세 번 불렀는데 등교를 하다니, 오늘은 부지런하군!’ 이정도의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현실적인, 대부분의 경우에 말이다. 모지혜의 첫 등교일이었다.

 

“지혜짱 오하요!(안녕) 오늘은 왠 일로 일찍 왔네?”

한 소녀가 쾌활하게 모르는 말로 인사했다.

“안녕.”

그 옆에 앉은 어두운 표정의 소녀가 낮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지혜가 말한 애들인가.’

목지혜는 멋쩍은 미소로 답하며 지혜와의 하드트레이닝을 떠올렸다.

 

“교실 창가 쪽 맨 뒷자리가 내 자리야. 당분간 네 자리가 되겠지만, 암튼, 그 앞에 앉은 두 처자가 나랑 가장 친한 친구들이야. 한명은 소녀물 애니 오타쿠, 한 명은 다크한 애니랑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

“다크한 애니? 소녀물? 그게 뭔데?”

“으~ 애니매이션은 만화를 영상으로 만든 것인데....... 너 만화가 뭔지 모르지?”

목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만화부터 시작하자.”

강지혜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그래 얘가 김지수.“

앞머리를 위로 올려 묶어 사과같은 머리를 하고 있는 소녀를 보며 목지혜가 생각했다.

‘얘가 서가을이겠구나.’

앞머리를 내렸고 뒷머리가 짧아 꼭 사내아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소녀를 보며 생각했다.

“여기.”

목지혜가 조심스럽게 쪽지 한 장을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어젯밤 강지혜가 작성한 것이었다.

[제군들, 지금 눈 앞의 나를 보며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겠지? 그렇다. 그 처자는 내가 아니다!]

“나니(뭐)!?”

두 소녀가 동시에 외쳤다. 갑작스러운 외계어에 놀란 목지혜가 몸을 움츠렸다. 둘은 그런 목지혜를 가만히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지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