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6 02:00

현실과 꿈 아저씨편 -16

조회 수 340 추천 수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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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 놈이냐!

 성문을 지키고 있는 무리 중 가장 앞에 서 있는 괴물이 물었다. 호페퍼는 그를 잠시 동안 쳐다봤다. 괴물의 입에 작은 마법진이 그려졌다. 가장 앞에 서있었으므로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혼자서 성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는 이상한 침략자를 마주한 괴물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으나 호페퍼의 마법 때문에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정신을 다루는 마법을 쓸 정도로 기운이 강하지 않다. 여기 없겠지 그 놈.’

 생각을 마친 호페퍼는 다시 성을 향해 걸어갔다. 창을 든 괴물들은 그의 전진을 막기 위해 그에게 창을 던지려 했다. 그것을 본 호페퍼는 고개를 좌우로 흐느적거렸다. 그러자 창을 든 괴물들은 같은 동료에게 창을 던지고 그것을 다시 주어 서로를 찔러 죽였다. 그들의 얼굴엔 그 행동을 원치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히 드러났다. 공격받은 괴물들은 살기 위해 그들은 공격하기 시작했다.

 호페퍼는 이동 마법을 통해 성문을 통과하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도 그를 막기 위한 병력이 배치되어 있었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여러 괴물들이 그를 공격했다. 호페퍼는 땅 속으로 꺼져 공격을 피하더니 거대한 불의 거인이 되어 이내 다시 솟아올랐다. 괴물들은 그를 공격하기 위해 화살과 돌을 날렸으나 불을 끄는데 성공할 리가 없었다. 호페퍼는 성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고 다시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성주가 있는 성으로 들어갔다. 남은 몇 괴물들은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여러 구조물 뒤에 숨어 벌벌 떨었다.

 전의와 긴장감이 감돌던 퓌네도 성은 완전한 고요만이 남아 폐허를 연상시켰다. 성 문 밖으로는 서로를 죽인 괴물들의 처참한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성 안에는 최강을 자랑하던 괴물들의 작고 초라한 재들이 날리고 있었다. 호페퍼는 조용히 계단을 올라갔다. 성주를 수비하던 병력들까지 밖에 배치했었기 때문에 그 성에는 호페퍼와 성주 애서만 남아있었다. 호페퍼는 강한 기운을 따라가다 한 방 앞에 섰다. 그는 노크를 했다.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애서가 앉아 있었다. 그는 그의 앞으로가 마법으로 돌을 솟아 오르게 한 다음 그 곳에 앉았다.

 “저기 상담할게 있어서 왔는데요.”

 병원을 찾은 환자처럼 그가 물었다.

 “무엇입니까?”

 “기억을 가지고 노는 신통한 능력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이 가물가물해서 그런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호페퍼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물었다. 그런 호페퍼를 보며 애서는 마른 침을 삼켰다. 이전에 찾아왔던 지혜에 비해 기운은 훨씬 약했다. 그러나 자신을 능가하는 엄청난 기운인 것은 마찬가지였고 노골적인 공격의사를 가지고 있는 그였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불가능한 싸움을 이기기 위한 작전을 펼쳐야 했다.

 “몸을 편안히 하세요.”

 애서가 말했다. 둘은 사라졌다.

 

 

 “환영합니다.”

 애서와 호페퍼는 흰 공간 안에 서있었다. 바닥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떠있다는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되었다.

 ‘이곳에서라면 승산이 있다.’

 애서가 생각했다.

 “, 내 기억을 찾아줘.”

 호페퍼가 어느새 생겨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저와 게임을 해서 이긴다면 그때 도와드리도록 하죠.”

 그와 동시에 온통 흰색이었던 것이 검게 변했다. 그리고 형형색색의 기둥들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확실한 지면이 생겨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갑작스런 바닥의 등장과 순식간에 변한 세상에 놀랄 법도 했지만 호페퍼는 팔짱을 끼고 애서의 말을 기다렸다.

 “규칙을 설명해 드리죠. 붉은 기둥은 3, 노란 기둥은 1점입니다. 기둥을 잡으면 점수를 드리고요, 15점을 따면 제가 진 걸로 하겠습니다.”

 호페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지는 조건은?”

 “제가 당신을15번 잡으면 제가 이기는 것으로.”

 “그렇군.”

 호페퍼가 주변을 둘러 보았다. 여러 색들의 기둥이 각자의 본래 색을 혼동시키고 있었다.

 “색 조합에 따른 변화를 잘 알고 있어야겠군.”

 “그렇죠.”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갈 길도 찾아 놓아야 하고.”

 “이해가 빠르시군요.”

 애서가 웃으며 말했다.

 “기둥을 잡으면 점수가 오른다....... 여긴 너와 나 밖에 없으니까……. 아마 점수는 네가 재는 것일 거고. 그렇다면 내가 기둥을 잡았을 때 네가 알 수 있다는 거고 내 위치가 발각 되는 거군.”

 애서는 대답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다.

 “게다가 색의 변화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보려면 꽤 집중을 요할 거야. 그때 공격을 당할 수도 있겠고. 15번의 기회가 있다는 것은 방심을 유도하는 것 같으니까.”

 “일단 시작하죠.”

 애서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정말 놀 줄 모르네. 요즘은 이런 게임 안 해. 내가 제안하는 게임을 하자.”

 호페퍼가 웃으며 말했다. 애서는 의아해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호페퍼가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그러자 솟아 올랐던 기둥이 땅으로부터 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면의 경사는 어지럽게 휘청거려 호페퍼와 애서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며 굴러다녔다. 검었던 세상은 맑은 하늘이 되기도 하고 어둡고 깊은 바다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대기에 휩쓸려 다니다 메마른 돌 바닥이 돼서야 변화가 멈추고 안정되었다. 그곳은 동굴 같았다.

 “나는 동굴이 좋아. 뭔가 신기한 게 있을 것 같잖아?”

 호페퍼가 바닥을 집고 일어나며 말했다. 애서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요즘 애들은 규칙이 복잡하면 안 해. 간단한 게 더 재미있거든! 머리 안 써도 되고 단순한 거 말야. 내가 제안하는 게임을 하자. 피를 적게 쏟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호페퍼가 말을 마치자 애서는 소량의 피를 뱉어냈다.

 “1:0인가? 다음엔 뭐로 해볼까? 팔다리가 많이 남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 어때?”

 애서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호페퍼를 쳐다봤다. 예상외로 쉽게 자신의 세계로 초대한 것은 좋았으나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저는 역시 여기가 별로네요.”

 애서가 말했다. 공간은 다시 온통 흰색으로 가득 찼다.

 “이렇게 땅과 하늘의 경계가 없는 깔끔한 세상이 더 좋아요.”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린 애서를 호페퍼가 노려봤다. 호페퍼는 여러 조형물을 만들어냈으나 애서는 더 빠른 속도로 그것들을 소멸시켰다.

 “소용없습니다.”

 호헤퍼의 공격 마법을 무위로 돌리며 애서가 말했다.

 “여긴 다른 세계에요. 당신이 믿고 있는 법칙들은 통하지 않습니다.”

 애서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안도의 미소를 보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호페퍼는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내리 깔았다.

 “마법에서 법칙은 믿는 게 아니야. 활용하는 거지.”

 그가 말했다. 순간 세계는 다시 동굴이 되고 말았다. 애서는 기를 쓰고 방해 했지만 전혀 표시가 나지 않았다.

 호페퍼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조건 없이, 보여줘. 내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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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건마 포인트맨 2012.08.06 02:00
    10점 뽀오나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profile
    클레어^^ 2012.08.06 07:08
    과, 과거라...
    호페퍼의 스승은 죽기 전에 기억을 봉인이라도 했나 보네요...;;
    만약 기억을 되찾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 ?
    강건마 포인트맨 2012.08.06 07:08
    10점 뽀오나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profile
    클레어^^ 2012.08.06 07:10
    오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시에시에~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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