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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펠리테와 호페퍼의 첫만남이었다. 호페퍼는 침대에 누워 푹 자고 있었다. 누가 깨워도 눈을 몇 번 깜빡이다니 잠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라루테가 몇 번을 더 깨웠으나 그는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고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물을 부으려는 기사를 만류하고 그가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저녁이 다 돼서야 그는 일어났다.

 “-, 무슨 일이죠?”

 자신의 방에 어른들이 있는 것을 본 호페퍼가 조금 놀라워하며 물었다.

 펠리테는 어떤 말을 꺼낼까 고민하다 그의 옷을 들춰보았다. 호페퍼는 어리둥절하며 멀뚱멀뚱 눈만 깜빡였다. 배는 멀쩡했다.

 “가죠.”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펠리테를 따라 나섰다. 그러나 기숙사 밖을 나가서는 돌변하여 펠리테에게 따지듯 물었다.

 “왜 아무것도 묻지 않으신 거죠? 얘기를 들어보니까 정말 특이한 놈인 것 같던데요. 일주일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마법을 익힌 거 하며…….”

 “확실히 기운이 비범하지만 탄로르님을 이길 정도로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배에 상처 또한 없었고요.”

 “그래도 더 조사를…….”

 “할 수 있을 만큼 한 것 같습니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다행인 것은 그 날 이후로 호페퍼를 괴롭히는 애들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기사가 직접 수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페퍼는 그야말로 공포의 마왕처럼 여겨졌다. ‘괴롭히는 애들뿐만 아니라 모든 애들, 사람들이 사라졌다. 누구도 그에게 접근하려 하지 않았다. 오직 선생들만이 새로운 꼭대기 층의 주인, 펠리테의 지시에 따라 그를 다른 학생과 같은 대우로 교육을 했지만 억지로였고, 그나마도 호페퍼의 빠른 습득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는 극도로 외로워졌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술집에 자주 다녔다. 그는 취객들과 어울리기를 즐겼다. 그들은 젊은 그를 호기심이 넘치는 눈으로 바라봤고 그날의 재미를 위해 접근해 농담을 나누곤 했다. 그런 일시적이고 소모적인 만남이 혼자인 호페퍼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는 술이 쌘 편이었으므로 자주 취한 척했다. 실제로 취해 그곳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되는 것은 절대로 막아야 하는 일이었다. 적당히 취기가 올라 경계심을 잃은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도 험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작은 재미에도 폭소했다. 거기서 깨달음을 얻은 호페퍼는 술집 밖에서도 취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쉬운 사람이 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소문은 끊임 없이 진화했고 그 소문에 대해 아는 누구도 그와 대화나누기를 꺼려했다.

 그런 외로움이 한계까지 치닫고, 알코올 의존증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는 공주 구출단에 들어오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행운이었다. 폐인이 되기 직전에 잡은 구원의 손길. 맨 정신에서 반복되는 인간관계는 그에게 전에 없던 희열을 느끼게 했다.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기억에 없는 가족과 같은 친밀함이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오래가지 않았다. 구출단의 행보는 워낙 비밀로 다루어져 알 수 없지만 그가 방출되었다는 사실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자세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의 돌발행동 때문이었을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다.

 수도로 돌아온 호페퍼는 국왕에게서 중요한 임무를 받는다. 마족에게 넘어간 성들을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보수가 엄청난 액수였기 때문에 그는 바로 수락했다. 그것 말고는 달리 할 일도 없었지만 말이다. 다시 혼자가 된 그는 점점 더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린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는 지금 퓌네도 성 앞에서 마족의 병력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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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클레어^^ 2012.08.06 01:09
    호오~. 지금까지가 호페퍼의 과거였군요.
    그나저나 호페퍼, 당신도 외톨이였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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