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8 10:00

패션왕

조회 수 1177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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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진구가 술잔을 비우며 말했다.
“꼭 할 말이 있어야 부르냐. 그냥 보는 거지.”
나도 한 잔 털어 넣으며 말했다. 진구의 표정이 어둡다.
“그래. 그냥 먹자.”
천천히 두부 한 점을 입에 가져간다.
“별일 없는 거지?”
나를 보고 말했다. 확실히 별 일은 없다. 언제나 일상적인 일들만 일어나고 있다. 지루하다기보다는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강한 그런 날들.
“요즘 불안해 보여.”
아직도 나를 보고 말한다. 내 표정이 안 좋아 보였나? 요즘 좋다. 돈도 제법 벌리고. 불안했던 생활이 얼추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진구는 내 근황이 궁금하기보다 그냥 안쓰러워 보이는 모양이다. 다음에는 여러 명과 만날까.
흥. 불러낸 나에게 시선이 집중될 것이 뻔하다. 지금 밖에서 마저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싫다. 이렇게 진지한 친구가 나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도 싫다. 그리고 내 기분을 신경 쓰지 않고 만남을 즐기는 자리도 싫다. 온 천지에 싫은 일뿐이지만 역시 가장 싫은 일은, 혼자 조용히 있어서, 내가 내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 가장 싫다.
 
 
 꿈이 이루어졌다. 인기 있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분명 나는 만화가이고, 인기도 있으니 꿈이 이루어진 것 아닌가? 정말 꿈만 같은 일이다. 꿈만 같아……. 현실이 꿈만 같다. 오늘도 인터넷에 들어가 내 만화를 다시 봐 본다.
 1화, 2화, 3화……. 참 막힘 없이 시원하게 그렸다. 인기는 차근차근 모이기보다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정말 쏟아졌다. 압사당하는……. 기분이다. 처음 학생들의 교복 입기를 주제로 만든 단편 이후 기획했던 작품. 역시나 대박을 쳤다. 목표했던 대로……. 말이다. 조용한 밤이다. 조금 힘들지만, 분명 다 잘되고 있는 거야. 잠이나 자야겠다.
 
 “저기?”
 “아, 예.”
 광고주와 만나는 자리에서 정신을 놓다니, 푹 잤는데 요즘 건강이 안 좋나. 나를 걱정하는 눈치로 쳐다본다. 사람 많이 상대해 봤겠지? 굉장히 친절하고, 능숙해 보인다.
 “그럼 이 두 남자 캐릭터하고 이 여자 캐릭터로…….”
 나에게 그림을 들이밀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쉬운 일에 이렇게 많이 주다니. 꿈만 같은 일이다. 요 세 명은 내가 만날 그리던 애들인데 코딱지 만한 배너 광고에 들어갈 그림을 그려달라니, 이게 부탁인가? 시간만 많다면 싸인회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요구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나 있더라도 이전처럼 줄이 긴 싸인회라면 한 사람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겠지. 한 사람의 행복보단 다수의 행복이 중요하니까.
 “저기?”
 “아. 예. 죄송합니다. 어제 잠을 잘 못자서.”
 내 대답을 듣자 미소를 짓는다.
 “아니에요. 힘드시죠? 만화 그리는 거 힘들고 들었어요.”
 …그렇게 들었을 것이다. 내 만화 캐릭터, 주인공의 이름도 모르는 이 분은 그런 얘기들을 들었을 것이다.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나도 웃으며 답했다.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보자.]
 진구에게서 답장이 왔다. 문자를 보내고 한참 뒤에 답장이 왔다. 그래, 진구도 바쁘겠지. 사회인이 다 바쁘지. 나도 사실 바쁘지 않아? 당장 이틀 후면 원고를 제출해야 하는데.
 
 
 “만약에 프로가 되면 어떤 만화를 그리고 싶냐고?”
 “응.”
 같이 식사를 하다 지석이가 나에게 물었다. 가끔 내 만화를 보여주면 아주 재미있게 봐주고 나름 진지한 평도 해주는, 친구들은 지석이가 내 팬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 만화를 진지하게 봐주다니……. 나야말로 지석이의 팬이다.
 “현실을 보여줘야지.”
 “끝이야? 해답을 제시하거나 그런 건?”
 “이거 하나 제대로 하기도 어려울걸? 그 이후 일들은 구지 내가 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현실은 주변에 널려있는데 만화에서 까지 그런걸 다룰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말이다. 비록 나랑 생각이 다르고, 수준이 낮다는, 그러니까 깊이가 얕다는? 아무튼 그런 느낌이 있지만 진지한 독자가 있다는 것이 정말 즐거운 일 아닌가.
 “현실에서는 현실을 무시하거나 피하지. 요즘 중심 매체인 tv, 만화, 음악 모두 마찬가지로 문제를 회피하지 않아? 현실은 어디에도 없다고 봐. 인기 없는 거니까.”
 “그런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가끔 보면 오타쿠 같은 느낌이 있기도 해.
 “근데 왜 인기 없는 걸 그려?”
 제법 수준이 있는 질문 아닌가?
 “필요하고, 그리고 싶으니까.”
 나는 준비되어 있다. 이런 어려운 질문에 해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자신감을 준다. 나는 떳떳하다.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다. 치졸하게 인기를 구걸하는 것이 예술가? 예술가……. 왠지 조금 거창해 보이는 단어 같지만, 아무튼 그런 구걸을 하는 사람들은 아첨꾼 아닌가. 그 어떤 잡지에서도 유망직업으로 뽑지 않는.
 
 
 “잘 그리셨네요.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감이 온다. 여기도 안됐구나. 전혀 ‘잘 그리셨네요.’ 표정이 아니야. 왜 ‘연락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거야? ‘넌 아니야.’하면 욕하기도 쉽고 기다릴 일도, 기대할 일도 없는데. 나라고 미술학원 강사 하고싶은 줄 아나? 할게 없으니까 하는 거를.
 정말 어두운 밤이다. 이런 잡치는 기분으로 혼자 있는 건 그리 하고싶은 일이 아니지만, 나의 실패를 친구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는 것에 비하면 장래희망에 가까운 일이다. 한참 걷다 보니 가게 문들이 닫히고 있다. 아직 막차 시간이 되려면 멀었는데……. 좀더 벌어볼 생각 없나? 뒤 돌아보니 내가 나온 학원의 간판도 꺼졌다. 다들 퇴근하나보다.
 짜증나. 다들 ‘연락 드리겠습니다.’야. 그 연락, 전혀 원하지 않는 내용들 이었다. 만화 그리겠다고 제출한 원고는 그런 연락조차 없었지만. 이제 일을 찾으려면 집에서 출근하기 어려운 곳까지 가야 할 것 같다. 그림 관련으로 일을 하려면 말이다.
 일하고 싶다.
 내가 그림으로 돈을 버는 건
 진짜 있을 수 없는 일인가?
 이 많은 학원에서 조차도…….
 진동이 울린다. 나는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뭐야, 방금 거기 분명 좋은 표정이 아니었는데? 된 건가? 나 된 거야?
 “원고 잘 받았습니다. 연재 관련해서 뵙고 싶은데 언제가 좋으세요?”
 응?
 “저요?”
 전화기에서는 내 이름을 되 묻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내 이름?
 꾸, 꿈인가? 아니야 이건 분명히…….
 됐다!
 
 
 [이 새끼 또 양아치 얘기나 하고 있네. 내가 이런 거 하지 말라 했지? 양아치 새끼]
 독한 댓글이다. 정말 수준 낮은.
 분명 이번 만화에 나온 인물 중 몇은 문제아. 속칭, 양아치. 그럼 뭐하라고? 모범생의 성공 이야기? 아니면 평범한 학생의 사랑 이야기? 일상 공감? 그런 것들은 널렸다. 차라리 잘된 일이다. 그냥 무관심 속에서 사라지는 만화보단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리며 평가 받는 만화가 좋은 만화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 댓글에 반성하거나 그럴 생각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만화를 보는 절대 다수는 학생이거나 막 학생이 되려는 사람, 막 학생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그들에게 현실의 문제는? 당연히 ‘문제아’들 이야기 아닌가. 이거 아님 뭐하라고? 당장 눈 앞에 있던 것들이 만화에도 나오니 불쾌하겠지. 하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내가 제시를 했으니 생각을 해야지 이건 뭐 하는 거야? 저질이다.
 [너 오늘도 댓글 장난 아니더라? 짤리는 거 아니냐? ㅋㅋㅋ]
 연재를 하면서 알게 된 만화가 선배에게 문자가 왔다.
 [ㅋㅋㅋ 다음화는 장난 아니니까 걱정 ㄴㄴ]
 정말로 갑자기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옛날 마초적인 남성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에 비해 요즘은 가녀린, 귀여운, 여성적인 남성들이 인기가 많다. 그런 배경을 한 이야긴데 학교에서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성이 싸운다. 이전에는 치고 박고 싸웠지만 이번에는 서로의 매력을 어필하는 매력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주 독자 층에 맞게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과 당시 멋있어 보였던 학생의 모습으로. 분명 재미있을 것이다.
 
[ㅋㅋㅋ대박 약 빨고 만든 듯 ㅋㅋㅋ]
[ㅋㅋㅋ미친ㅋㅋㅋ]
 
 역시 대박을 쳤다. 굉장히 우호적인 댓글들! 하긴 그래도 만환데 기왕이면 기분 좋고 재미있는 것이 좋겠지.
 
 
 그때는 참 좋았는데. 지금도 좋지만. 당장 내일이 연제인데 어느새 밤이다. 뭐하고 있는 거지. 하루 종일해도 빠듯한데. 한 것도 없이 피곤하네. 잠이나 자야겠다.
 
 
 그 이후 다른 곳에서 연락이 왔다. 만화를 그려달라는……. 한 회의 만화가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 줄이야. 그쪽에서도 이런 풍을 원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전 만화의 세계관을 빌려서 장편을 쓰는 것이 안전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대충 인물들이 나오니 이야기가 될거야.
 
 [웹툰 패션왕]
 
 좋아. 주인공은……. 가정환경이 어렵고 멋있는 것을 동경하는 남학생. 주변 인물들은 좀 노는 애들로 하고……. 친구들은 어찌어찌 대충 사는데 주인공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꿈을 포기, 알바를 전전하는. 스토리라인이 나왔다. 짧은 이야기가 되겠지만 중간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추가하면 얼추 꼴을 갖추겠지. 이상과 현실의 대비가 스토리 진행 가운데 천천히 반전으로 나타나니까 충격도 있을 것이고,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겠어.
 
[약빨고 그렸나벼]
[ㅋㅋㅋ욱김]
[오늘만 기다렸다]
 
 즐겁다. 원고료도 점점 올라가고, 팬 층도 두터워 진 것 같아. 모두가 내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파트였고, 이제 다시 스토리를 빼볼까.
 
[뭐야 갑자기 우울해]
[?분위기왜이럼?]
[가끔은 이런 것도 있어야지 내일은 재밌을 듯]
 
 역시 식은 반응……. 독자들은 잘 따라오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 애들만 본다는 만화, 그 중에서도 매일 업데이트 되는 가벼운 매체 웹툰, 수준을 끌어올린다. 그냥 시간 죽이기 용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방향으로. 음? 왠 전화지?
 “예, 안녕하세요.”
 “아 오늘 만화 잘 봤어요. 반응이 식어서 조금 서운하시죠?”
 아 PD님이다. 
 “아뇨, 원래 스토리가 이래서 예상했어요.”
 “아 네…….”
 말끝을 흐린다.
 “조금 밝게 가도……?”
 질문인가?
 “예?”
 “아니, 독자층 연령이 굉장히 낮게 나오거든요……. 아니에요, 원래 스토리대로 가셔요.”
 이후 ‘요즘 힘드시죠?’ 따위의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은 후 통화를 맞췄다. 담당까지 연락을 할 정도면 분명 새롭다는 거겠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누구의 방해도 없는 상황에서 나의 선택이 나를 움직이는데 어떤 장애가 있을 수 있겠어? 그런데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일이 꼬인 것 같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겠지. 그래, 나는 잘못되었다. 광고가 들어왔다.
 
 
 긴장된 만남이었다. 만화를 그리면서 원고료가 아닌 돈을 받는 것은 거의 처음이었으니까. 게다가 이 액수……. 긴장할 수 밖에.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그리시는 만화가 너무 재미있고 인기가 있어서 홍보하는데 꼭 사용하고 싶었는데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뇨 제가 더 감사하죠.”
 너무 기뻤다. 이게 인기구나.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안 봤구나. 요즘 다시 욕 먹고 있는데. 점점 재미없어질 건데. 아무것도 모르는 이 중년의 아저씨를 보니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 같은.
 
 
 시간이 지날수록 광고제의는 늘어갔고 조회수는 올라갔으며 평점은 내려갔다. 내 캐릭터로 광고를 하고 있는 업체만 4군데……. 지금 스토리는…….
 주인공 우기명은 현실을 경험했으며, 이제 꿈에서 깰 차례다.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허황된 공상만 하는 사람의 결말을 맛보게 된다. 이제 ‘패션왕’은 마지막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기명은 학교에서 자취를 감춘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서. 그런데,
 검색 순위에 내 이름과 내 만화의 제목이 올라와있다.
 사람들은 내 만화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끝났다. 이제 그만두어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다음 작품에서도 이런 인기를 가질 수 있을까?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
 
 
 어두운 밤이다. 늦었지만 원고는 완성했다. 모니터 화면만 빛을 내고 있다. 늘 그랬듯이 어찌어찌 원고는 완성했다. 다시 본다. 이미 PD에게 보낸 파일이지만, 바꿀 수 없는 것이지만 다시 확인해 본다.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아니고 우연히 떠오른 유머도 아니고. 이게 뭐지.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 늦었지만 몇 시간 후엔 내 만화가 올라갈 것이다. 몇몇은 싫어하겠고 몇몇은 좋아하겠지.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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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2.05.08 17:58
    소재나 인물이 구체적이니까 글이 사네요 ㅎ
    역시 백날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보다, 실제 있는 걸 관찰해 만드는 소재나 캐릭터가 더 좋은 듯해요.
    잘 봤습니다. 저도 신문이건, 주위 이슈건 관심 좀 많이 가져야겠네요^^;
  • profile
    클레어^^ 2012.05.09 08:02
    호오~. 설마 기안님의 입장에서 쓴 소설인가요?
    저도 요새 패션왕을 보고 있습니다.
    (웹툰의 드라마화는 언제 되려나? 지금 SBS에서 패션왕을 하고 있으니 아마 그거 끝나고 혹시 종편채널이나 케이블에서 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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