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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무엇을 하자는 것이냐.

 짧은 머리를 하고있는 거구가 밥을 먹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간이 찡그리고 있었는데 그의 무장한 모습과 함께해 아주 무서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작은 장신의 여성은 조금 당황하고 먹고 있던 닭을 내려 놓았다.

 이곳으로 분명 쳐들어 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도 있어요.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루테는 이렇게 설명을 마치고 다시 닭을 뜯었다.

“공주님을 구하러 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일 아닌가?

 기사는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그녀는 묵묵히 식사를 했다.

“좋아. 마을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야. 그런데 이 상황을 자초한 것은…….너 아닌가?!


 9일 전 왕궁에 악마가 등장했다. 드문 일이지만 아주 없는 일은 아니었다. 역사적으로도 마계에서 인간계로 사신을 보내는 일은 종종 있었다. 인간은 마계로 가는 일이 아주 드물었지만 마계에서는 쉽게 이계로 넘어올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마계의 사신이 요구하는 것은 아주 불합리한 것들이었다. 그 불합리함에 사신의 요구를 거절한 사례도 있었고 그 거절에 일어난 전쟁도 있었다. 인간계의 승리로 끝난 그 전쟁이후로 마계의 사신을 보는 일은 없었는데 공주가 납치된 이후로 사신의 요구는 절대적인 명령이 된 상태에 일이 일어났다.

 황제를 만나고 싶다.

 왕궁을 지키는 병사들은 당황했다. 그의 요구에 당황한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에 당황한 것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얼굴에 선을 그려 놓은 괴인의 존재는 대부분의 인간에게 충격적으로 느껴졌으리라. 교황의 옷 같은 형태를 띄고 초록색인 그의 비범한 복장에서도 충분히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으나 정말 놀라운 것은 그의 오른손이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큰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는데 마치 원래 그렇게 태어난 듯 상처의 흔적이 없이 깨끗하게 뚫려 있었다.

 그러니 문 좀 열어주겠나?

 병사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었다. 그런 병사들을 앞에 두고 그는 한숨을 한번 쉬더니 병사를 문에서 밀쳐내고 문에서 조금 떨어졌다. 그러곤 팔을 뻗고 두 손을 포개 문을 조준했다.

“쾅!

 손의 구멍에서 노란 빛이 나가더니 순식간에 두꺼운 철문이 뜯어져 날라가 버렸다. 그는 뚜벅뚜벅 왕궁을 향해 걸어갔다.

 뭐냐?

 철문이 날라가 바닥에 떨어지는 굉음을 들은 황제가 굉음에 놀라 주전자를 떨어트린 하녀에게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폐하.

 하녀가 쏟은 앞치마로 홍차를 닦으며 대답했다. 그때 장신의 여자가 다급히 들어왔다.

“폐하! 마계로부터 사신이 온 것 같습니다.

 라루테가 말했다.

“이번엔 정문으로 왔군.

황제는 덤덤히 잔을 들며 말했다. 하녀는 다시 가져온 주전자로 홍차를 따라줬다.

“전에도 이런 일이?

라루테가 물었다.

“그때는 밤이었고 내 방으로 바로 왔네. 17세 여자 애들을 요구했지.

황제가 머리를 감싸며 답했다.

“이제부터 어떤 요구에도 응하시면 안됩니다.

라루테가 단호하게 말했다.

“공주가 잡혀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행동하겠나? 자네가 우리 공주를 구해 올 때까지는 분하지만 요구에 응할 수밖에.

“폐하, 저들이 우리들에게 뭔가 요구하기 위하여 공주님을 납치했다면 공주님은 이미 돌아가셨을 겁니다.

 라루테의 말을 들은 황제는 노하며 말했다.

“지금 무슨 망발을……!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여자를 공물로 바치라는 그런 시시한 요구는 공주님이 없더라도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네는 내가 백성을 어떻게 대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나는 그들을 지켜야 해!

“그럼 지키십쇼. 우리가 무엇을 하든 그들은 공주를 헤치지 않을 것입니다.

라루테가 의아해 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왜?

황제는 미간을 찡그리며 답답해 했다. 자신의 소중한 공주를 이렇게 쉽게 생각하다니, 라루테는 분명 특이한 여자 이지만, 나라 전체가 공주를 정말 아낀다는 점에서 더욱 특이한 여자였다.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들이 불순한 의도로, 물론 모두 불순한 의도이지만, 공물을 받기 위해 공주님을 납치했다면 안타깝게도 이미 돌아가셨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계의 왕이 공주님의 고운 피부와 성품에 반해 납치했다고 생각하고 구출에 힘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자라면 사신의 제안을 무시해도 공주님에게 어떤 위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라루테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언뜻 들으면 논리적인 설명이었으나 인간적인 접근은 아니었다. 결국 공주님은 이미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

“그런……”

 황제는 너무나 차분한 라루테의 설명에 왜 인지 모를 신뢰감이 생겨버렸다.

“사신과 대화를 나눠보면 좀더 정확해 지겠죠. 후자이든 전자이든 얘기를 다 듣고 그자를 죽이겠습니다. 그럼 이 후에는 폐하께서 전쟁을 준비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자라면 복수를 후자라면 공주님이 돌아왔을 때 편히 쉴 나라를 지켜야 할 테니 말이죠.

 라루테는 다시 한번 단호하게 말했다. 황제의 표정은 이미 설득의 시간은 지난 것을 알리고 있었다.

 라루테와 황제는 황제의 방에서 나왔다. 문 밖에는 사제 복장을 하고 있는 주름이 가득한 흰머리의 할머니가 서있었다.

 펠리테님. 지금 밖에 서있는 자와 대화가 끝나고 제가 그자에게 다가가면 공기의 흐름을 막는 강력한 보호막을 그자와 제주위에 씌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자가 두 손을 포갤 때마다 그의 손바닥 방향으로 보호막을 집중해 주세요.

 라루테가 이동하며 할머니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할머니는 품에서 작은 알약을 꺼내 삼켰다.

 라루테님…… 저 마물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모양이시군요?

 펠리테가 들고 있던 지팡이에 마력을 주입해 빛나게 만들며 물었다.

 필요한 만큼은 알지요.

 황제는 묵묵히 라루테를 따라갔다.

 그들이 성 밖으로 나오자 눈 앞에 괴이한 사내는 팔짱을 끼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폐하, 마계의 황제로부터 온 사신입니다. 급히 부탁 드릴 것이 있어 황송하게도 이렇게 급하게 찾아온 점 사죄 드립니다.

 그는 황제를 보자마자 팔짱을 바로 풀고 정중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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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4.05 16:41

     의외네요, 마계에서 사신을 보낸 건; 생각했던 것보단 상식적인가 보네요 ㅎㅎ

     재미있게 봤는데, 그냥 잘 봤습니다, 라고만 하면 좀 아쉬워서 몇 가지 사족을 붙입니다; 어디까지나 조언이라서, 결론은 다시 님께서 내리시는 거겠지만요^^;


     첫 번째 장면, 기사와 라루테가 나오는 장면과 두 번째 장면, 9일 전 왕궁 일화 사이는 한 줄 이상 띄워 주는 편이 어떨까 싶네요; 혹은 기사의 말 다음에 한 줄 정도 더 집어넣어서 장면 전환을 더 부드럽게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마계 사신의 모습을 그린 문장은 '...같은 형태를 띄고 있으나, ...충분히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으나...'식으로 '그러나'가 반복해서 쓰였는데, 두 번째 '그러나'를 '그렇지만'으로 바꿔 주는 편이 자연스러울 거 같아요. '...충분히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요. 하니면, 아예 '...충분히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것은...'으로 써도 좋을 것 같고요;


     펠리테와 라루테의 첫 대화 부분은 제 생각엔 오타같은데 맞나요? '저가'보다 '제가'라고 쓰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비평계 꼭 같이 하시게 되면 좋겠네요. 왠지 다시 님이라면 신청하실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ㅎㅎ

  • ?
    다시 2011.04.05 17:00

    지적 감사합니다만 저는'다음부터 잘 해야겠네요 ;;' 같은 반응은 안보입니다 ㅡㅡ























    지금 당장 파워수정ㅋㅋ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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