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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안의 훈련장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는 두 무사가 시작 신호를 기다리며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지막 경연 때 부른다고 하지 않았나?

 황제는 인상을 찌푸리고 훈련장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화려한 대리석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요즘은 이유 없이 피곤하다고.

 한쪽 턱을 괴고 나른한 표정으로 말하는 그에게 감히 누구도 설명하기 힘든 황당한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이게 마지막입니다. 여기서 승리한 사람이 우승자입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기사가 나지막하게 말을 꺼냈다. 황제는 그 말을 듣고 허리를 숙이고 훈련장 한가운데 서있는 두 무사를 유심히 봤다.

 “그래, 오른쪽은 내가 아는 친구야…… 질페르! 유력한 우승 후보였지. 그런데 저쪽은? 몇

살이나 되는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제 20살이라고 합니다.

 결승까지 올라오려면 몇 명을 이겨야 하지?

 참가자가 몰려서 최소 8명은 이기야 올라올 수 있습니다.

 늙은 기사가 대진표가 적혀있는 두루마리를 보고 말했다.

 그렇다는 것은……”

 황제는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고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머리 속으로 계속 추리를 하고 있었다. 이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저 핏덩이가 무술 하는 사람 8명을 이기고 왔다는 것인가?

 “꽤나 쟁쟁한 상대들이었습니다.

 기사가 답했다.

 저 선이 가는 여자가?

 황제가 다시 물었다.

 “……보시면 아실 겁니다. 정오가 되었으니 시작하겠습니다.

 노 기사는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됐는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정면 하단 훈련장을 응시하며 말했다. 기사가 손으로 신호를 주자 한 병사가 나와 두 무사를 정렬시켰다. 두 무사 사이를 깃발로 가른 뒤, 깃발을 들었다. 두 무사는 서로 목검을 들고 싸우기 시작했다.

 30대의 남자 무사는 계속해서 힘이 넘치는 움직임으로 칼을 휘둘렀고 여자는 막기에 급급해 보였다.

“어떻게 결승까지 올라온 거지?

 황제가 두 무사를 지켜보며 노기사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는 침묵하고 싸움을 지켜 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열번 정도의 합이 있고 남자가 측면으로 최후의 일격으로 보이는 공격을 있는 힘껏 질렀을 때, 여자 무사는 칼을 사선으로 쥐고 상대방의 공격을 가볍게 흘린 뒤 정면으로 돌진해 상대방이 쥐고 있던 목도를 떨어트리게 만들었다. 그 이후에는 상대방의 복부를 가볍게 손잡이로 찍었다. 남자 무사는 일시적인 호흡 곤란을 느끼며 배를 잡고 바닥에 엎드렸다.

 애초에 길게 가는 종류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인간 최고의 무사가 20살 여자로 결정되고 말았다. 그 사실에 황제는 충격을 받고 입을 벌리고 멍하게 앉아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결승에 올라가는 과정을 지켜보던 노기사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구경하던 시민들은 환호했다.

 황제가 페닉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 패배한 질페르는 두어번 콜록거리다 목도로 땅을 짚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황제를 보고 소리쳤다.

 폐하! 남자로서 치졸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이 경합은 제 명예보다 중요한 일이 걸려있습니다. 공주님을 구하러 가는 것에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하셔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저가 비록 졌지만 한번 이겼다고 해서 저 여인이 저보다 강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질페르는 자신이 마지막 일격에 과도하게 큰 동작을 넣어 졌다고 생각했다. 인간 중 최강의 검사라는 평가를 받던 자신이라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을 빨리 수정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질페르, 그녀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노기사가 그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보는 사람도 한숨이 나오는 정말 힘 빠진 얼굴이었다. 여인이 이기기를 바라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질페르의 승리에 좁쌀 만큼의 희망도 걸지 않았던 그였다. 다년간 깊은 경험을 쌓은 그는 알고 있었다. 그가 평가했을 때 그녀는 최강의 전사였다. 이전까지 본적 없는 최상의 검사.

 그녀가 강한 것은 인정 합니다. 그러나 여자가 실제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 무기로 다시 겨루어 보고자 합니다.

 질페르가 황제를 보고 간절히 말했다. 지금 이대로 경연이 마무리가 된다면 앞으로의 기사 생활이 어려워 질것이라 생각한 그였다.

 이렇게 중요한 일에 여검사가 가당한가?

 황제는 고민했다. 결과를 물리는 것을 고민한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서 였다.

 그만 돌아가게.

 노기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니, 일리가 있는 말이야. 앞으로 일어날 전투는 목도로 이뤄지지 않으니까 한번 확인해볼 가치가 있지! 시행하게!

 질베르는 곧장 자신의 옷가지가 걸려있는 연습용 목각 인형으로 뛰는 듯 걸어갔다. 그리고 옷가지 뒤에 숨어있던 자신의 장검을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창피를 엊고 앞으로 일어날 전투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지금 이대로, 자신의 패배로 끝나는 것보다 더 창피한 일은 없으리라. 황제도 중대한 일을 치루기 전부터, 전 군의 지휘를 맞을 최고의 기사를 뽑는 자리부터 일이 어긋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베르의 승리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응원하고 있었다.

 그렇게 질페르는 자신의 명검을 들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자네도 검을 들게.

 질페르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재경기에도 놀라지 않고 평온한, 나른한 표정을 짖고 있었다.

 저는 검이 없으니 이대로 하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시작하지!

 질페르는 시작 신호도 기다리자 않고 검을 들고 자세를 잡자 마자 그녀에게 돌진했다.

 그녀는 그가 접근하는 것을 어느정도 기다리다 그와의 거리가 2~3m쯤 됐을 때 목검을 그에게 던졌다.

 그는 자신의 정수리를 정조준한 목검을 자신의 검으로 쳐냈다. 그가 잡은 검이 자신의 시야를 살짝 가렸을 때, 그 찰나의 순간에 그녀는 그의 복부에 정권을 먹였다. 그 둘의 거리는 1m도 되지 않는 상황 이었다. 그런 긴박한 순간까지 그녀는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행동을 해내고 다시 한번 승리를 쟁취했다.

 거봐, 내가 말랬지. 이 친구야……”

 노기사는 혼잣말을 중얼거렸고 젊은 기사는 완전히 고꾸라졌다. 순수 실력을 보고 유망한 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가벼운 면 옷과 목검으로 진행됐던 경기는 가장 유망했던 기사가 다시 한번 패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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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3.27 20:31

     공주를 구하러 간다니 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요? 재미있을 것 같네요. 기대됩니다.


     ...근데 어쩐지, 이것도 살짝 동성애 코드가 있는 걸까요? 요 이틀 계속 그런 글들을 보게 되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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