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2 18:32

이그드라실! 8화

조회 수 447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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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뜻 보면 그것은 허공에 뿌리박은 나무처럼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차차 나는 그것이 나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조금 멀리서 그것을 바라본 탓에 나무라고 지레 여긴 것 뿐이다.

 나무라기보단 그것은 별들의 조합이었다. 수억, 수조에 달할 별들이 모여 하나의 지류를 이루고, 각각의 지류들이 마치 강처럼 뻗어내려와 한데 뒤섞여 본류를 이뤘다. 그 지류들이 내게는 나뭇가지처럼, 또 그것들이 한데 뒤섞여 회오리치는 본류는 나무 줄기처럼 보였을 뿐이다.

 세탁기 속 빨랫감처럼 한데 뒤섞여 회오리쳐내리던 별들은 가장 밑바닥에서 다시 사방으로 흩어져 뻗어갔다. 그것들이 어느 범위까지, 어느 깊이까지 뻗어있는지는 나로선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 장대한 규모에 실감을 하지 못하는 찰나, 여신이 내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것이 나야. 이그드라실. 세계수, 아니 우주 그 자체."


 터무니없이 대단한 거짓말에 나는 웃음을 터트리려고 했다. 웃음을 터트리고 바보같은 소리라며 무시하려 했다. 눈 앞에 있는 어처구니없이 큰 그것이 이성을 마비시키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종종 상식을 뛰어 넘는 황당무계한 거짓말은 진실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판단할 능력이 인간에게 아직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득할 정도로 깊이 뿌리박은 그 나무의 밑둥을 들여다보는 찰나, 섬뜩한 시선 하나가 잔뿌리 속에서 이 쪽을 쏘아본 듯 착각을 느꼈다.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한 순간, 다른 여러 개 시선들도 일제히 이 쪽을 보았다. 기분나쁘게 스멀대면서, 그것들은 서서히 뿌리를 거슬러오르고 줄기를 휘감으며 이 쪽을 향해 올라왔다. 그것이 여러 마리의 무언가가 아니라, 여러 개 목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뱀이라는 걸 깨닫는 덴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곁에 있던 여신이 그것들을 가리켜 이렇게 말한 탓이다.


 "그리고 저것이 미드가드오름. 세계수를 감싸는 거대한 뱀이야."

 "뱀이라고요? 저게! 저건 괴물이잖아요!"

 "진정하고 보고나 있어. 곧 나타날 테니까."


 무엇이 나타난단 거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세계수 줄기 한 군데서 시커먼 무언가가 뿜어져 올랐다. 타오르는 연기 같기도 하고, 터진 잉크 같기도 한 그것은 삽시간에 그 주위를 물들이며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그 시커먼 것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괜찮니? 조금만 참고 있어. 금방 처리할 테니까."


 여신이 손을 뻗어 그것을 가리키자, 일순 주위가 일렁이더니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 검은 것을 감쌌다. 검은 그것은 더이상 뻗어나가지 못하고 그 투명한 막 속에서 이글거렸다. 다음 순간 그것과 우리 사이로 거대한 뱀의 목 하나가 쑥 솟아올라 시야를 가로막았다.


 "으앗!"

 "안심해. 우리에겐 해를 끼치지 않아. 저건,"


 여신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뱀은 입을 쩍 벌려 검은 그것을 집어 삼켰다. 집어 삼키기 전, 검은 것이 묘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발버둥치는 게 눈에 띄었다.

 거듭되는 놀라움 속에서 나는 여신이 하는 말을 들었다.


 "저건 '적'만을 삼키는 파수꾼이야. 길들여진 뱀이니까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길들여진 뱀이라고요?"

 "미드가드오름은 하나의 모체에서 끝없이 탄생하는 수십 마리의 거대한 뱀들이야. 태어날 때부터 속박되어 길들여지니까 결코 내게 해를 입히지 않아."

 "그래도요!"

 "물론 아주 가끔은 길들여지지 않는 녀석도 있어."


 검은 것을 집어삼킨 채 다시 내려가는 녀석을 보며 여신은 말했다.


 "세계수와 여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악한 것들도 가끔은 태어나. 할 수 없지. 모체 자체가 복종하지 않는걸. 그런 녀석들을 처리하는 게 토르, 말하자면 일종의 안전장치야."




 "안전장치는 녀석들 체내에 있어."


 이야기는 다시 토르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여신은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진행했다.


 "세계수에 해를 끼치고자 하는 녀석이 탄생하면, 즉시 녀석들 체내에 있는 토르가 활동해 그 개체를 파괴해. 이제까진 그게 제대로 작동해왔어."

 "문제가 생겼다, 이 뜻인가요?"


 여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 심각한 문제가 있었어. 수트르의 불, 그러니까 아까 그 검은 것들 말야. 평소처럼 그것을 처리하던 녀석들 몇몇에게서 토르가 이상반응을 보였어."

 "이상반응이라면..."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미드가드오름 다수가 갑자기 파괴되버린 거야."


 여신의 설명은 요컨대 이런 것이었다. 기르는 개가 여럿 있었다. 도둑을 쫓기 위한 것들이었다. 워낙 사나운 개들이라 행여 주인에게 덤벼들지 못하도록 목줄까지 채워둔 것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도둑이 꾀를 내었다. 개들이 있으니까 집을 털 수 없다면, 개들을 먼저 없애면 되잖아? 어떻게 한 것인지, 도둑은 주인에게서 목줄을 빼앗아 개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주인은 집이 위험해졌다고 느꼈다.

 주인, 그러니까 여신은 생각했다. 어떻게든 목줄을 빼앗는 저 도둑을 잡아야 한다. 그러면 다시 개들을 처리하지 못하게 될 테니까.

 그러자면 우선, 목줄을 빼앗는 저 도둑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


 "아까 그 검은 거, 수트르의 불이라고 하셨죠?"

 "응, 사악한 거인이 남긴 전쟁의 불씨, 세계수를 파괴하는 유일한 위협이야."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대체 저건 왜 생겨난 거죠? 어디서 그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건데요?"


 여신은 말없이 손을 들었다. 시선으로, 그 작은 손가락으로 여신은 무언가를 분명히 지목하고 있었다.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여신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저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확실히는 몰라. 수트르의 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거니까."

 "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런 거, 저는 모른다고요!"

 "감정 말이야, 네 안에 있는 그거."


 내 왼쪽 가슴편을 쿡쿡 찌르며 여신은 말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해 줄게. 우리는 세계의 적과 싸우고 있어. 바꾸어 말할까? 우리는 인간의 감정과 싸우고 있어. 그게 세계를 멸망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말야."




 "누군가 네 주변에서 감정이 과잉된 녀석이 있어."


 긴 시간의 침묵 끝에 여신은 다시 입을 떼었다.


 "어떤 감정은, 그게 너무나 고조되어 자신을 해치지만 한편으론 이 세계 전체에게도 위협이 돼. 왜냐, 그 감정 속에 거인의 불씨가 들어 있기 때문이야."

 "..."

 "거인의 불씨를 가진 감정은 같은 너희 인간이 보기에도 이상하고 병적으로 보여. 게다가 그런 감정을 가진 본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심하면 주위 사람들에게도 해를 입혀. 네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찾아내는 게 좋아. 물론 이 세계가 망하지 않기 위해서도."

 "하지만, 어째서 제 주위 사람들이 원인이란 거죠? 생판 남 때문일지도 모르잖아요!"

 "네가 나를 불러냈기 때문이야."


 여신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해 한참을 멍청히 있었다. 아니,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이해를 꺼리는 것 뿐이다.

 현실 도피하려는 나를 여신은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안됐지만 나는 소원을 들어주러 불려나온 것도 아니고, 네 노력이 가상해서 불려나온 것 물론 아냐. 세계가 위험하단 걸 알고, 또 그 위협이 네 근처에 있단 걸 알고서 네 곁에 온 거야. 위협이 네 근처에 있다면, 그 위협을 가장 잘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너일 테니까."

 "더 말하지 말아요. 듣지 않을 테니까."

 "아니, 들어! 억지로라도 듣게 할 거야!"


 귀를 막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바로 귓가에서 말하듯 여신의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려왔다.


 "오늘 포함해서 앞으로 3일이야. 하루가 이미 지나갔고, 남은 건 이틀뿐이란 말야. 이틀 후엔 이 세곈 확실히 멸망해. 네가 대처를 하지 않으면 말야."

 "전 그런 거 모른다고요!"

 "나라고 네까짓 것에게 의지하고 싶은 줄 알아!"


 돌연 여신이 화를 냈다. 주눅이 들 정도 위세에 나는 저도 모르게 귀에서 손을 떼었다.


 "미드가드오름마나 정상이었다면 너 같은 거, 신경쓰지도 않았어! 솔직히 양 대전 이후로 이렇게까지 무기력했던 거 처음이라고! 아무것도 못하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혐오감이 드는지 알기나 해!"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렇게 큰 목소리가 나오는지 모를 일이다. 그것도 여신이라설까? 분한 듯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떠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는 여신이라기보단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는데도 말이다.

 우습게도, 이 여신은 내게 여신 같은 모습은 그다지 보여준 적이 없다. 유치한 노래를 부르며 짠, 하고 나타나 남의 집에서 빈둥대며 '세계의 멸망이 온다', 라고 떠들어대기만 했을 뿐이다. 이제 만난지 갓 하루 지났을까 싶은 정도지만, 그것만으로도 표정이며 행동 따위에 나타나는 의사가 대략 느껴질 만큼 밑천이 드러난달까, 순진무구한 면이 있다. 여신이라기보단 어린아이같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자 묘한 고집이 생겼다. 여신이 하는 말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그런 엄청난 장면을 보고도 믿지 못한다면 어지간히 철저한 이성주의자거나 심장이 텅스텐 합금으로 되어 있어 언제 어느 장소에서건 경이란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냉철한 인간일 테니까.

 다만 상대가 진짜 여신이라면 모를까.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옳고 바른 존재라 절로 이 쪽에서 먼저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한다면 묘하게 오기가 생기고 만다. 내가 옳고, 내 생각이 옳고, 내가 하는 방식이 옳다란 오기들, 세계가 멸망한다는 황당무계한 얘기따윈 무시하고, 곁에 있는 친구들이 피해를 본단 어처구니없는 위협쯤은 웃어 넘기는 그런 오기들 말이다.

 그 오기의 결과가 뭐냐고? 믿지 않는 거다. 남을 섣불리 믿지 않고, 경거망동하지 않고, 철저히 고고하게 혼자가 되는 거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편하게 점수를 올리고, 또 누군가는 나보다 더 쉽게 친구를 만들지만 그런 것따윈 철저히 무시하고 오로지 내 방식대로, 수십 권 문제집을 풀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 수능 시험땐 좋은 성적을 거둔 끝에 좋은 학교에 들어가 저들보다 더 나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 거라고 자위하는 거다.

 그렇기에 나는 이 여신의 말 역시 믿지 않기로 했다. 사실 애초부터 그러려고 작정하고 있었다. 아무리 여신이 세계가 멸망한다고 떠들어대도, 지금껏 꿈쩍도 않고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 '속아주는 척' 해주는 것 뿐이다. 믿는 척 해주고, 협조해주는 척 해주고, 그러고는 아무 결과도 내지 않고 흐지부지해버리는 것 정도다. 어차피 3일 후면 가려질 게 아닌가? 내가 옳은지, 혹은 그녀가 옳은지.

 그러니 그녀가 억울함과 분함에 흐느끼는 것처럼 보여도, 그건 내 알 바 전혀 아니란 말이다!

 불편한 침묵이 이어진 끝에, 비로소 여신은 스스로 진정된 모양이었다.


 "조금만 도와줬으면 해. 네가 이걸 전부 믿건, 믿지 않건 말야."


 여신의 말과 함께, 별안간 현기증이 일었다. 세상이 완전히 뒤집힌다고 느낄 정도로 심한 현기증이었다.

 바닥에서부터 누군가 훅 잡아당긴다는 느낌이 들 때, 나는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


 "뭐야, 너 졸았냐?"


 곁에 앉은 윤겸이 하는 말을 들으며 나는 눈을 비볐다. 모든 건 내가 여신을 만나기 전 그대로였다. 교실 안이었고, 다른 애들은 열심히 무언가를 들여다보거나 적어내리고 있었다. 내 앞에도 문제집 하나가 펼쳐져 있었다. 이전 년도 수능 기출 문제집이었다.

 아무일 없었던 양 태연함을 가장하며 윤겸에게 물었다.


 "야, 나 얼마나 졸았냐?"

 "내가 아냐. 한 5분은 안 됐을 거다. 내가 너 깨어 있는 거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그 정도쯤이였으니까."


 윤겸의 말대로,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그다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나는 좀 전까지 여신을 만나 본 것들을 되새겨 보았다. 그 모든 게 불과 5분 이내 일어난 일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건 정말 내 꿈이었던 것뿐일까?


 "근데 너 시간 재면서 풀고 있던 거 아니냐?"


 생각할 겨를 없이 윤겸이 내 앞에 편 문제집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 말대로, 불과 5분 정도지만 얼마든 있어도 아쉬운 시간이 아무 한 것도 없이 그저 지나가버린 뒤였다. 두 뺨을 때려 정신을 가다듬은 뒤, 나는 다시 눈 앞에 놓인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다른 문제는 나중에 해결해도 상관없다. 선생님이며 어른들에게 줄곧 그렇게 들어왔듯이.


======================================

 여지껏 횡설수설 이야기가 진행된 것처럼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저도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제대로 방향을 알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화를 쓰면서 확실히 방향을 잡은 감이 듭니다. 실컷 방황하고 당황하는 얘기에, 약간의 반전까지 담아서 나머지 이야기를 끝까지 진행시키겠습니다.

 추가로 구직 건까지 다 잘 풀리면 좋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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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乾天HaNeuL 2012.05.02 20:40
    잘 풀리겠죠 뭐.
    혹시 아냐요. 베르단디가 나타나서 소원을 들어..(?!)

    흠흠... 북유럽 신화라서 말도 안 되는 드립을 쳐봤습니다. ㄲㄲ
  • profile
    윤주[尹主] 2012.05.02 21:00

     여신이 있다면 빌고 싶네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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