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7 08:02

단군호녀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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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화




호(媩):여자이름 호


내 이름은 강호녀..




단군은 황급히 호랑이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대신 자신이 말을 해준다.




“호, 호녀에요. 할머니..”


“강, 강호녀..”




순간 호랑이는 놀래서 단군을 쳐다보며 살며시 미소 짓는다.


할머니가 호녀의 이름을 듣자 칭찬을 늘여 놓는다.




“아가씨가 말버릇이 좀 안 좋아서 그렇지 참 똑똑하더구먼..”


“한자는 물론이고 역사쪽에도 모르는게 없어..”


“총각, 이런 처자 놓치면 후회해..”




단군은 빨리 호녀를 대리고 그 자리를 뜨고 싶었다.


더 있었다간 호녀가 호랑이라는게 들키는 날엔 무슨 사단이 나도 날법했다.




“아! 네..”


“저희들은 바빠서 이만..”


“안녕히 계세요.”




단군이 호녀를 밀치듯 밀면서 자리를 뜨자 할머니는 혀를 차면서..




“쯧쯧, 저 아가 얼마나 구두쇠면 여자친구가 저 지경이누..”




한편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선 단군과 호녀는 호녀가 먼저 웃으며 단군에게 말을 걸어온다.




“너 나한테 이름 지어준거야..?”


“너 나보고 호녀라고 그랬지..?”


“그치..?”


“응..? 응..?”




단군은 눈 한번 안 마주치고 팔짱을 낀 체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하냐..”


“거기서 니가 호랑이라고 말할 수도 없잖아..”


“그래서 그냥 나오는대로 말한거야..”




호녀는 실망한 눈치로 땅을 박차며..




“뭐야, 그럼 아무 뜻도 없는 거야..?”




단군은 호녀의 눈치를 보더니 대충 둘러댄다.




“왜 뜻이 없어..”




호녀는 반기며..




“뭔데 뭔데?”




“범호에 여자녀.. 맞잖아 암컷 호랑이..”




그때 기다리던 버스가 오고 단군은 버스에 오른다.


호녀는 암컷 호랑이라고 불러서 삐졌는지 째려보더니 따라 타려한다.


하지만 단군이 막아서면서..




“어딜 따라올려구..?”




“따라가도 된다고 약속했잖아..?”




호녀의 차림새로 보아 저런 누더기에 모자란 척 보이는 형색으로 따라다녔다간 주의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건 당연했다.




“버스 탈려면 돈 있어야 하는데 너 있어..?”


“없지..?”




호녀는 싫증을 내며 버스에 오르는걸 포기하자 버스의 문은 닫치고 단군은 돈을 내고 자리에 앉는다.


버스를 출발하고 십여 분정도 주행을 했을까?


창밖을 바라보던 승객들이 일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무슨 일이지..?”




창밖을 내다보던 단군은 눈이 동그래지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호녀는 단군을 따라가겠답시고 버스와 같은 속도로 뛰기 시작한 것이다.


단군은 놀란 나머지 자동 반사적으로 외쳤다.




“아저씨! 새워주세요!”




단군은 내려서 호녀를 잡아채곤 사람이 없는 구석지로 향했다.


그곳은 전신주가 있고 전기선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이어져있었다.


사방엔 메마른 나무들이 무성했고 부대찌개를 하는 식당과 컨테이너 하나가 덩그러니 있었다.


컨테이너 뒤에서..




“사람들이 널 보고 이상한 눈으로 보면 어쩔려구 날 따라와!”




호녀는 고개를 들며 단군을 째려보며..




“마을 100바퀴 돌면 너 따라다녀도 된다고 허락했잖아..”


“왜 약속 안 지켜!?”




단군은 할 말이 없었다.


호녀를 때어놓기 위해 자신의 마을 100바퀴를 돌라고 둘러 된 것이 오히려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된 것이다.


마을을 정말로 100바퀴를 다 돌았는지는 확인할 방법은 없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인간이 되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좋아, 따라오든 말든 마음 대로해..”




단군은 호녀를 보며 차림새를 말하며..




“대신 그 꼴로 다녔다간 내가 괴로워지니까 우선 너 옷 좀 사자..”




단군이 길 따라 도시 쪽으로 향하는데 호녀는 멍하니 서있다.


단군은 호녀를 보면서..




“안 따라오고 뭐해!?”




호녀는 반기면서..




“따라가도 돼?”




단군은 튕기듯 돌아서면서 걸어간다.




“싫음 말구..”




“같이가, 단군아..!”




단군과 호녀는 그렇게 안성 제3 산업단지를 거쳐 버스를 타러 10여분을 걸어간다.


단군은 이왕 이렇게 된 거 걸어가면서 호녀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물어보자..”


“어떻게 지금 같은 현대시대에 호랑이가 그런 고갯길에 있을 수 있는 거냐?”


“니 말대로라면 니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호랑이란 말인데 그게 말이돼?”




호녀는 소리내 웃으며 말한다.




“당연히 말이 안돼지..”


“평범한 호랑이라면 몇 천 년 넘게 살순 없으니까..”


“백호한테 부탁해서 오래 살게 해달라고 한거야..”




단군은 궁금해 하며..




“동물원에 백호?”




호녀는 고개를 절래 흔들며..




“아니, 사방 중 서쪽을 지키는 사신 백호..”




“그럼, 백호한테 부탁해서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었다?”


“나 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단군은 어의가 없다면서 고개를 돌린다.


호녀는 고개를 숙이면서 마음속으로 말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대가가 있었지만..’




단군과 호녀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버스에 오른다.


단군은 먼저 버스에 오르면서..




“같이요.”




단군은 돈을 내고 오르자 호녀는 머뭇거린다.


단군은 손짓하며..




“뭐해! 빨리 안 오고..”




호녀가 계속 머뭇거리자 단군은 호녀를 대리고 오른다.


단군과 호녀는 뒤편으로 가고 단군이 앉자 호녀도 단군 옆에 앉으려 하자 단군은 옆 좌석을 가리키며..




“저리가서 앉아..”


“난 혼자 앉는거 좋아해..”




단군은 호녀의 차림새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수군거리다 핑계 아닌 핑계를 댄 것이다.


버스를 타고 안성시장 입구에 도착했다.


그 근처는 단군이 아르바이트를 일하는곳과 가깝기도 했다.


시장을 몇 십리 걸어가 허름한 간판의 옷가게로 들어간다.


호녀는 오는 내내 길은 잃지 않을까 이리저리 쳐다보기 여념이 없다.


단군은 걸어가며 이리저리 옷을 뒤적거리더니 오랜지색 가로 줄무니에 가슴에 실끈이 달린 윗옷과 하얀색 주름치마를 골라준다.


누가 봐도 시간에 쫓겨 막 고른 것처럼 보였다.


호녀는 단군에게 다가가 뭔가를 물어보는데..




“근데 옷은 꼭 입어야해?”




단군은 황당한듯 돌아보며..




“너 따라갈려구 쑥고개에서 농장에 있는 옷 통을 부셔서 아무거나 입고 오긴 했는데 영 귀찮아서 말이야..”




호녀는 입은 옷을 물고 잡아 뜯으려 한다.




“이거 확! 여기서 벋어버리고 싶은데..”




단군은 당황하면서 말린다.




“야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나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호녀는 단념하는듯..




“알았어..”




“그나저나 농장에 헌옷 수거함은 니가 한짓이였어..?”


“설마 설마 했는데..”


“너 그러다 경찰에 잡혀간다.”




단군은 다그치듯 호녀를 혼내는데..




“근데 경찰이 뭐야?”




단군은 어처구니가 없는듯 혀를차며..




“그러니까 그런짓을 했지..”


“나쁜짓 하면 감옥에 가두고 벌주는 사람들잖아..”




호녀는 그때야 알아차린듯..




“옥..!포청(捕廳)이구나..!”


“단군아, 나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 테니 한번만 봐줘..”




호녀는 손이 발이 되듯 아니 네 발이 손이 되듯 싹싹 빈다.


단군은 호녀의 꼬투리라도 잡은 모양이듯 살며시 웃는다.


카운터로 가서 계산하고 호녀에게 옷을 건넨다.




“내말 잘 들으면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을 거야..”




단군은 호녀를 대리고 거울 뒤 탈의실로 데려가준다.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나와..”




호녀는 들어가서 옷 갈아입는 듯 하더니 얼굴만 빠끔히 내밀곤 단군을 부른다.




“단군아, 꼭 입어야 돼!?”


“거추장스러운데..”




단군은 인상을 찌푸리며.




“시간 없어.!”


“빨리 입고나와..”




호녀는 기죽은 듯 다시 들어가선 옷 입고 나온다.


단군이 가게를 나가자 호녀도 따라나선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단군은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 도착하고..




“안녕하세요!”




일하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나누고 단군은 기기에 종이를 넣어 출석체크를 한다.


중앙 카운터에 있던 마흔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온다.




“너 여자친구니..?”




아주머니는 호녀를 가리킨 것이다.


단군은 호녀를 보면서 아니한 표정을 지으면서..




“여자친구는 무슨.. 그냥.. 친구에요.”


“밖에 카운터에 있을께요. 이모..”




단군이 밖으로 나가자 호녀도 따라 나간다.


단군은 안성시장 근처 잡화점에서 밖의 물건을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역시 시장 근처라 많은 사람이 왔다 갔다 했다.


호녀는 사람들을 피해 단군이 잘 보이는 앞에서 가로등을 기대어 서있었다.


단군 역시 사람들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단군아, 나 심심해..”




단군은 물건을 계산해주고 호녀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저러다 집까지 따라올 텐데 어쩌지..?’


‘그렇다고 집에서 위험해서 같이 지낼 순 없고 보낸다 해도 가지 뿐더러 마땅한 곳이 없는데..’




단군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시장부근에서 갓 다섯 먹은 남자아이가 앉아있던 호녀에게 달려가 안긴다.


호녀는 그런 아이를 다정히 안아주고 물어본다.




“너 내가 누군지 알고 안기는 거야..?”




그 아이의 말인즉슨..




“누나 예뻐요.”




호녀는 그런 아이를 안아주고 귀여워 해주는데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안심이 되는듯 호녀에게 말을 건다.




“좀 봐주시겠어요?”




호녀가 고개를 끄떡이자 아이의 엄마는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아이와 놀아주는 호녀를 보고있던 단군은 혼잣말을 하는데..




“아이를 좋아하면 확실히 나쁜 녀석은 아닌가보네..”




아이는 호녀의 품을 벗어나 일어나며..




“누나, 나 엄마한테 가볼게..”


“다음에 봐 누나..”




아이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호녀는 같이 손을 흔들어 주며..


단군은 그때 호녀가 목에 걸고 있는 나무패를 본다.




“목에 걸고 있는 그건 뭐냐..?”




호녀는 나무패를 단군에게 보여주며..




“아! 이거..?”


“동물이 목에 걸면 사람으로 변신시켜주는 나무패야..”


“들리는 말로는 환웅의 수하들이 만든 건데 환웅의 후예한테서 한 삼 사백년 전에 얻은 거야..”




단군은 역시 그 말이 믿기지 않은지 구석을 가리키며..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믿을 수가 있나..”


“나 일 해야해.. 저기 가있어..”




단군과 호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호녀의 주의로 남자들이 서성이기 시작했다.


호녀가 가로등에 기대어 서자 주의를 맴돌던 남자중 하나가 호녀에게로 다가간다.




“저.. 시간 있으면 저와 차라도 한잔..?”




그런 호녀는 생각이 없는듯..




“저 시간 많은..”




단군은 그런 호녀가 답답하기라도 한 듯 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호녀야! 이리와..”




호녀가 좋다고 다가오자 오른손에 채워진 손수건에 걸린 반지를 보며 풀어서 호녀의 손가락에 끼워준다.


그걸 본 남자는 포기하고 돌아가고 호녀는 단군이 끼워준 반지를 보고 좋아라 한다.


반지의 색이 변하자 호녀는 신기해하는데..




“우아! 너가 준 반지 색이 변해..”


“진!짜 신기하다.”


“단군아, 너 나한테 이 반지 끼워 줄려고 부른거야..?”


“그치 그치..?”




단군은 딴청을 부리며..




“그냥 손수건에 매달려 있는 반지가 보기 좀 그래서 끼워준 것뿐이야..”




단군은 호녀를 바라보며..




“그리고 다른 남자가 시간 있냐는 둥 이야기 하자 그러면 절대 안 된다고 그래 알았지!?”




“알았어..”




단군과 호녀가 한창 이야기 하고 있을 무렵 중년 남성이 단군에게 다가와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너 이거냐..?”




단군은 호녀가 이상한 말을 하지 않도록 먼저 선수 친다.




“일에 방해되지 않도록 할께요.”




마흔 중반쯤 된 점장이 호녀를 위 아래로 내려보더니..




“아가씨, 이름이 뭐죠?”




호녀는 자신있게 대답한다.




“강호녀..”




“나이는..?”




점장이 물어보자 단군은 당황한듯..




“스, 스물 하, 한 살 이래요.”




호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나이를 새고 있다.


그러자 점장은..




“아가씨, 우리 가게에서 일 해볼 생각 있으면 말해요.”




“일..?”


“단군이랑 같이..?”




점장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호녀는 단군을 보고..




“나 스물 한 살은 아닌데 왜 그랬어..?”




단군은 호녀를 보며..




“그럼 사천살 오천살이라고 할까?”




호녀는 단군을 바라보며 크게 한숨 쉬고 말하더니..




“내가 인간하나는 잘 고른 거 같네..”


“아닌척 하면서도 항상 내 걱정을 해주고 감싸주고..”


“난 니가 맘에 들었어..”




호녀가 단군에게 다가와서 팔짱을 끼자 단군은 내심 좋아라 하지만 주의에 누가볼까 냉큼 빼버린다.


그리곤 단군은 고개를 끄떡거려선..




“누가 볼라..”


“저리로 가 있어..”




사실상 그러했다.


호녀의 모습으로 보자면 어디 내놔도 빠지는 외모도 아니었거니와 몇 천 원짜리 옷을 걸쳤다지만 오히려 그 옷들이 옷걸이에 의해 빛이 난다고 해도 과찬이 아니었다.


그렇게 호녀를 비치고 있던 해는 지고 어느새 저녁이 다가왔다.


손님을 보고 일을 하던 단군에게 가게 안에서 서른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나와 물어본다.




“단군아, 저녁 먹어야지..?”




“빨리 먹고 올께요!”




단군이 식권을 받으러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식권을 받고는 나온다.


호녀를 내버려두고 식당으로 향하려는 찰나 멈추어 선다.




“호녀야! 배 안 고프냐?”




“끄잉, 배고파..”




호녀는 좋다며 단군에게 달려간다.




‘이 녀석 이대로 뒀다간 어디로 가서 사고칠지도 모르고 그래도 따라온건데 내버려 두긴 그러니..’




“가자, 가서 밥먹자..”




단군과 호녀는 식당으로 향하고 시장안의 식당에 들어선다.


식당 아주머니가 다가와선 말을 건다.




“새로 들어온 알바생인가..?”




“그냥.. 친구에요.”




식당 아주머니는 둘을 번갈아 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냥 넘긴다.




“그래, 뭘 먹을 거야..?”




단군은 호녀를 고민하듯 바라보더니..




“된장.. 아니, 김치찌개 주세요.”




“금방 나올테니 조금만 기다려..”




식당 아주머니는 주방으로 향한다.


단군은 걱정되는 눈초리로 말한다.




“혹시나 해서 하는소린데..”


“길가다가 갑자기 너 호랑이로 변하는건 아니지..?”




호녀는 나무패를 만지작거리면서 웃으며 말한다.




“걱정 마..”


“이 주술을 푸는 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서 풀리는 주문을 들어야 되는 거니까..”


“그게 뭐더라..? 기억이 안나네..?”




“그럼 됐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혹여나 변했다간 낭패 보기 딱이니까..”




단군과 호녀가 이야기하고 있을 무렵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고 단군은 밥을 먹기 시작한다.




“부족하면 또 시켜..”




음식을 나르기 바쁜 아주머니 사이로 어떠한 사내가 들어오고 호녀의 뒤로 자리잡고 앉는다.


호녀가 밥을 먹지 않자 단군은 그걸 보며..




“어서 먹어..”


“거기에 고기도 있어..”




“익힌..거네..”




“익힌 거라 안 먹는 거야..?”


“아! 이러면 골치 아픈데..”




호녀가 밥을 안 먹자 단군이 골치를 썩이고 있을 무렵 호녀의 뒤에 자리 잡았던 한 청년의 목에선 호녀와 똑같은 나무패가 요동친다.


따라서 호녀의 나무패도 같이 요동치는데..




“이 반응은..!”


“상당히 가까이에 있다는 얘긴데..!”




호녀와 청년은 뒤돌아 보면서 호녀는 그 청년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너, 정체가 뭐야..!”




호녀는 발톱을 들어내는데 청년은 호녀의 나무패를 바라본다.




“운사의 나무패인걸 보니 당신.. 호랑이..군요.”




단군은 혼자 밥먹다가 둘의 반응에 의해 밥을 채 먹지도 못하고 입에 물곤 켁켁 거리고 있다.


또한 호녀의 나무패를 보고 호녀가 호랑이란 걸 안 청년에게 발톱을 치켜 새우며 공격 태세를 보이고 그 광경을 보던 청년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경계할거 없어요.”


“난 당신을 죽이거나 잡으러 온 게 아니니까..”


“전, 환자 웅자의 76세손 환율이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자 호녀는 원래대로 돌아온다.




“니가 환웅의 자손이라고..?”




환율은 둘의 식탁을 보더니..




“밥 먹고 있던 중인가보군요.”




세사람다 한 식탁에 앉자 환율은 젓가락으로 호녀의 김치찌개 고기 한 점을 들더니..




“호랑이는 이리 주면 안 먹어요.”




그러더니 그 고기를 호녀쪽으로 던진다.


거짓말처럼 호녀는 식탁에 내동댕이쳐진 고기를 주워 먹는다.


밥 먹다 단군은 황당하듯 쳐다보자 환율은 살며시 웃으면서..




“호랑이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사냥한 고기가 아니면 안 먹어요.”


“앞으로 호랑이랑 같이 살 생각이라면 손목 하나는 날라갈 각오는 하셔야 할 거에요.”




단군은 자신의 앞에 나타나 이런 무서운 말을 하는 사내와 던진 고기를 주워 먹는 호녀가 도무지 이해 가질 않았다.


호녀는 환율에게 마땅치 않은 듯 말을 건다.




“날 잡으러 온 것도 아니고 죽이러 온 것도 아니면 왜 나타난 거야..?”




“잠시 일보고 가게에 출근하다가 배가 고파서 밥 먹으러 왔는데 여기서 당신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당신 덕분에 우리 가문은 단군신화의 호랑이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사명이란 게 있거든요.”




호녀의 말에 환율은 은근히 비꼬듯 말한다.


환율은 웃으며 단군을 바라본다.




“같이 먹어도 돼죠?”




“뭐.. 네..”




환율은 손을 들어보이며..




“이모, 여기 김치찌개 추가요.”


“걱정마요. 돈은 제가 낼테니..”




단군은 넘어가지도 않는 밥을 꾸역 꾸역 넘기고는 일어난다.


호녀가 밥을 먹지 않자 못이기는 척 고기를 잡아 던져준다.


어느새 호녀도 밥을 다 먹고 호녀의 손에는 온통 김치찌개 국물 투성이였다.




“전 이만 바빠서 가보겠습니다.”


“호녀야 가자..”




환율은 호랑이의 이름이 호녀라는 걸 알자 놀란다.




“호랑이에게.. 이름까지 지어 주셨군요.”




“뭐, 그렇게 됐어요.”




단군과 호녀가 식당을 나가려 하자 환율은 불러 새우며..




“호녀씨, 단군신화에 나온 것처럼 인간이 되고 싶거든 찾아오세요.”


“여기 앞에 GS슈퍼마켓 옆 샛길에 애견센터가 하나 있으니까..”




단군과 호녀는 식당을 나가다가 단군은 호녀의 손이 더러운걸 보자 옆 식탁에 휴지를 들고 닦아 주면서..




“내가 왜 널 데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단군의 그런 퉁명스러운 말투에도 호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자상하기도 해라..”




순간 분위기가 이상해 져버렸다.


식당 입구에서 휴지를 들고는 여자손을 잡고 묻은걸 닦아주면서 자상하다는 말을 듣고는 얼굴이 붉어진 이 상황을..


단군은 황급히 식당을 빠져 나갔다.




“단군아 같이가!”




그렇게 단군의 힘든 하루가 지나 어느덧 폐점 시간이 다가왔다.


빨간색 간판에 밖은 물건을 다 집어넣고 가게 안은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수고하셨어요!


내일뵈요!




단군과 호녀는 버스를 타러 횡단보도를 지나 버스에 올랐다.


역시 늦은 밤이 여서인지 버스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단군과 호녀는 서로 떨어져서 창밖을 보고 안성 제3 산업단지 교차로를 지나고 있을 무렵 단군의 어머니 김여사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어, 엄마 왜..?”




“너네 아버지랑 나는 큰집 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 고해서 올라가니까 집에 가서 배고프면 챙겨먹고 문단속 잘하고 자고 있어라..”




단군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눈이 친 할아버지가 아프다는 말에 놀라는 눈으로 앞을 바라보며 덩달아 호녀도 단군을 바라본다.




“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고..?”




“말도마라, 시간만나면 싸우시는지 할아버지가 삐쩍 마르셨더라..”


“자세한건 나중에 말해 줄 테니 걱정 말고 자라..”




그리곤 단군의 전화는 조용히 끊겼다.


사실상 할아버지 일이야 부모님들이 알아서 할 거라고 믿었기에 걱정은 되지 않았다.


헌데 문제는 호녀였다.


단군은 호녀를 한번 바라보고는 드킬까 조심스레 한숨을 쉬고는 다시 창밖을 본다.


호녀를 대리고 같은 집에서 살순 없는 노릇이었고 그렇다고 때어놓을 묘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군과 호녀를 태운 버스는 어느새 오촌리 마을 회관앞에 도착했다.


단군은 버튼을 누리고 호녀와 같이 내린다.


호녀는 단군이 할아버지일로 시무룩한지 알고 채 말도 걸지 못하고 단군은 호녀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곰곰이 생각하던 찰나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단군은 호녀를 바라보며..




“호녀야! 너 나랑 같이 다니고 싶지..?”




“끄잉”




호녀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고개를 끄떡인다.




“그런데 어쩌냐..”


“우리집에서 너랑 같이 지낼 순 없고..”




호녀가 시무룩해지자..




“그래서 말인데 우리 마을 뒤로 골프장이 하나 있거든..”




“응, 알어.. 마을 100바퀴 돌면서 봤어..”




“내가 거기 좋은 자리 봐둘테니 거기서 지내는거야..”




순간 호녀는 단군이 자신을 버리는지 알고 눈물이 글썽인다.


호녀의 큰 눈엔 맺힌 눈물은 금세라도 떨어질 기세였다.




“날 버리는거야..?”




“버리긴 누가 버려?”


“니가 휴지냐 버리게?”


“거기서 지내다가 아침에 날 보러 나오면 돼는거잖아..”




“아! 그러면 되는 거구나.. 키키”




단군의 입에 발린 말에 울다가 웃는 정말 단순한 호녀였다.


단군의 집을 지나쳐 둘은 윈체스터GC라고 적힌 넓은 골프장을 걷고 있었다.


새벽이 가까워지는 시간이라 골프장 역시 암흑같이 어두웠고 아름다운 석상과 고요한 물 흐름만이 있을뿐이였다.


빽빽한 나무를 지나 주차장을 건너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약 1Km 15분을 걸어올라갔다.


호녀의 걸음은 신이 났는지 축지법을 쓰듯 빨랐다.




“헉헉, 천천히 좀 걸어..”


“왜 이리 빨라..”




호녀는 신이 나듯 뒤돌아서서 뒤로 걸으며 단군을 바라본다.




“왜 이리 느려..”


“내가 또 그때처럼 태워줄까..”




“아냐 됐어.. 그냥 걸어갈깨..”




아무렴 그러했다.


호녀가 아무리 호랑이가 변신한 거라지만 산만한 등치의 남자가 연약한 모습을한 여자에게 업혀 간다는건 누가 보지 않아도 남우세스러운 일이였다.


그렇게 걸어 경사진 가파른 언덕을 올라 창고로 쓰이는 건물을 건너서 나무들이 무성한곳에 평평한곳을 보고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 6시나 되거든 마을로 나와있어..”




호녀는 고개를 숙인체 두 손의 검지손가락을 위 아래로 왔다 갔다 하면 부딪치면서 마치 그 모습은 한눈에 봐도 심심하다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뭐하지.. 나 심심한데..”




“자면 돼잖아..”




“나 야행성이야..”




그때서야 단군은 호랑이가 야행성이라는걸 알았다.


그럼 어제도 100바퀴를 밤새 돈것이였단 말인가..?




“난 아무튼 집에가서 씻고 자야돼.. 난 간다!”




단군은 손을 들어보이며 돌아선다.


호녀는 그런 단군을 같이 손을 흔들어주며 외친다.




“내일봐!”




‘바보야.. 나.. 너 버리고 가는거야..’




호녀는 자신을 버리는지 알고 울다가 버리는게 아니라고 하자 웃는 호녀의 모습이 지울 수 없듯 머릿속에서 자꾸 걸어다닌다.


단군은 뒤돌아 호녀를 한번 보고는 슬픈눈으로 다시 집으로 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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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0.10.17 08:02
    부제 달린 걸 이제 봤네요....호녀란 이름도 그냥 대충 지어진 건 아닌가봐요^^

    혹시, 대사처리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떠세요? 거의 마지막부분 와서 "난 아무튼 집에 가서 씻고 자야해." "난 간다!" 이렇게 풀어주셨는데, "난 아무튼 집에 가서 씻고 자야해. 난 간다!" 이렇게 묶어주는 편이 읽는 입장에서 덜 헤메지 않을까요? 어떤 게 누구 대사인지, 물론 내용을 보면 짐작은 가지만, 좀 헷갈린 것같아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말씀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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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우처럼 2010.10.18 09:32
    대사가 전 화보다 많이 부드러워 진 것 같아요. 뭐 윤주님 말대로 대사처리가 다른 소설과는 좀 달라서 적응하는데 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요. 하지만 귀여운 호녀양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
  • ?
    乾天HaNeuL 2010.11.03 21:52
    자.. 호녀야. 단군이를 키워서 잡아 먹는 거야. 맛있을 거야.(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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