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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동굴로 떠난 뒤로 약 4주가 흘렀다. 아마 이 영지에서 그의 행방에 대해 신경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기 딸의 목숨이 걸려 있는 영주(물론, 이미 죽었겠지만), 그의 생사여부에 돈이라도 걸었을 건달들, 그리고 나 정도. 한 때 눈이 있었던 자리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시뻘건 쇠를 두들겼다.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는 것은 그가 죽었거나, 어디론가 도망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일 거라 믿고 싶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주머니 안에는 위에 깔려 있던 금화뿐만 아니라 값진 보석들도 들어 있었다. 물론 아직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진 않았다. 작업을 끝내고 잠시 쉬러 나왔다가, 광 쪽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강도인가? 아니면 요즘 자주 보인다는 대담한 산짐승인가? 아니면...... 나는 두툼한 장작을 쥐고 어두침침한 방으로 발을 뗐다. 그리고 그대로 들이닥쳤다.
“꼼짝 마, 새끼야! 당장 손에 있는 거 놓고 얌전히 바닥에 엎......” 하지만 과감한 돌입이 무색하게 아무도 없었다. 안을 비춰보니 누가 급히 떨어뜨리고 간 것 같은 누더기 한 뭉치가 있었다. 역한 비린내가 풍겼는데,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은 우리 같은 냄새였다. 나는 그것을 집어들었다. 헛구역질이 났다. 누더기는 아주 손쉽게 풀리며, 안에서 조잡한 양피지 뭉치와 쇠토막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쇠토막은 눈에 익은 모습이었다. 당연하지, 특별한 물건이었으니까. 물론 창대도 쇠였을 것이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공방을 향했다. 이 이른 시간은 물론이고 평소에도 거의 사람은 찾아오질 않았던 게 다행일지도 몰랐다. 공방의 삐걱이는 의자에 앉아 양피지를 묶은 가죽 끈을 끌렀다. 몹시 차분한 필체로, 장문의 글이 씌여 있었다. 그의 말이 떠올랐다.

‘이래뵈도 읽고 쓸 줄은 안다고.’

그 때야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지. 물론 나도 읽을 줄 안다. 덕분에 성당 신부님께 아무것도 모르고 갖다드렸다가, 대롱대롱 매달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눈이 딱딱한 글씨를 따라 내려갈 때마다, 오한이 척추를 타고 달렸다. 창조각만 아니었다면 좀 정교하고 악의적인 장난 정도로 치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끄트머리에는 도저히 인간의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혈흔이 묻어 있었다. 개구리 내장을 쳐바른 것 같은 초록색. 게다가 이미 말라 붙은 피딱지인데도 불구하고, 보는 각도와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끊임없이 형태가 변하는 것 같았다. 다 읽고 나자 머릿속이 어지럽게 섞여 돌았다. 구토감이 치고 올라왔다. 뒤쪽 강둑에 엎드려 속에 있는 것을 모두 게워냈다. 항상 있는 일이니까, 설마 누가 보더라도 의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밤새 쳐마셨다고 생각하겠지. 양피지를 대충 어두운 광 구석에 쳐박아놓고, 대장간을 나섰다. 시간이 없었다.

드디어 결행의 날이 찾아왔다. 고아들과, 내 말을 믿어주는 일부의 사람들만이 따랐다. 다행히 성당의 그 누구도, 영주의 끄나풀 중 누구도 물 밑의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아니면 누군가가 일부러 수면을 흐리고 있는 것 같았다. 몹시 어두운 밤이었다. 달조차도 없었고, 쏙독새와 산짐승들이 악마와 같이 합창을 해 댔다. 발에는 돌부리가 채였고, 밤이슬을 머금은 나무뿌리들은 몹시 미끄러웠다. 더더구나 산 밑으로 향하려면 그 소름끼치는 동굴 주변을 반드시 지나야만 했다. 계속 나아가다가, 우리는 그 기괴한 행렬과 마주쳤다. 아무도, 심지어 어린 아이들조차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모두 공포에 얼어붙어버린 것이었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창백한 여자를 잡아 이끌고 있었고, 그 뒤로 온통 천으로 몸을 가린 추악한 난쟁이들이 뒤따랐다. 온통 죽음의 냄새가 감돌았다. 우리의 횃불에 비쳐 얼핏 드러난 남자 쪽은 넝마를 걸치고 있었는데,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움직임이 몹시 어색했다. 굳이 남자라고 한 이유는, 걸어가는 폼이 훈련받은 군인들과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여자는 오래 전에 죽은 누군가의 묘비와 같은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낯이 익었다. 어디서 본 적이 있었던 모양이지만,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들은 횃불도 없이 행군하며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들이 지나갈 때까지 아무도 움직이질 못했다. 유령 군단이었을까? 산짐승과 험한 길 때문에 산 밑에 다다른 것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중턱 쪽, 우리들이 살던 곳에서 큰 불이 치솟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온몸을 떨었다. 저기 계속 있었다면 우리도 불타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두번 다시 저기로는 돌아갈 수 없으리란 예감이 들었다. 아이들과 여자들이 울었다. 나도 눈물을 흘렸다.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에서, 천사들이 롯의 집에 찾아왔었지. 비록 나는 의인까지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게 찾아온 천사는 무고한 목숨들까지 앗아가려고 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나를, 그리고 수많은 죄를 낳은 곳이. 영지는 마치 네덜란드 화가의 삼면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불꽃, 어스름한 밤하늘 아래 날뛰는 괴물들. 그들에게 온갖 방법으로 유린당하는 사람들. 거리를 따라 걸었다. 이제는 죽음과 연기만이 가득했다. 성이 무너지는지 뒤쪽에서 굉음이 들렸다. 바로 앞에서 성당의 첨탑이 무너지며, 거대한 불덩이와 함께 굉음이 쏟아져 내렸다. 미쳐 날뛰는 저들에게 영지의 추악한 과거는 영원히 묻힐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종적을 감추면, 저들 역시 들짐승들처럼 서로를 잡아먹으며, 영지와 같은 운명을 맞겠지. 쓸모없는 감상에 잠겨 있는 동안 괴물 종자 하나가 내 앞으로 왔다. 그는 몹시 날뛰는 말 하나를 앞에 대령했다. 말은 내 모습을 보더니 약간 떨고는, 그 자리에 얌전히 있었다. 그래. 이제는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 남은 것은 있었다. 이걸로 족했다. 나는 말에 박차를 가했다. 말이 흔들리며, 시계가 제멋대로 춤추었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악령과 굶주린 산짐승들, 그리고 역병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산길을 횃불도 없이 달리지는 않을 것이었다. 물론 나는 인간도, 제정신도 아니었으니까 상관은 없었다. 이 추악한 곳에서 벗어나서, 아무도 모르게 혼자 죽어야 했다. 죽고 나면, 짐승들이 내 몸을 뜯어먹어 영지의 죄악과, 저주받은 혈통도 영영 지워버릴 것이다. 불길한 딱 소리와 함께 말이 주저앉았다. 몸이 쑥 가라앉으며, 우리 둘은 비탈길 옆 낭떠러지로 굴렀다. 나는 눈을 감았다.
*** 
 
비망록
대체 산 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큰 불이 치솟았고, 몇 명인가의 사람들이 내려왔다. 흑사병 때문에 신경 쓸 겨를도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호기심 많은 놈팡이들이 뭔가 물어보려고 하면 피난민들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얼마 뒤, 산에서 누군가를 저주하며 비명을 지르는 요정이 돌아다닌다는 소문까지 고개를 들었다. 맙소사, 밴시라니. 가뜩이나 민심도 흉흉한데 미칠 노릇이었다. 나는 당시 경비대장이었기 때문에, 더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얼굴에 큰 종기가 나서 오늘내일하는 영주가, 그나마 멀쩡한 친구들을 데리고 살피고 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당연히 산길에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한 때 산 중턱의 영지로 향했던 길은 커다란 바위로 막혀 있었다. 다른 길도 없는데다가, 산이 워낙 험해서 들어가서 살필 수도 없었다. 영주에게 말할 변명거리만 생각하며 돌아갈 때, 자경대원 하나가 수상한 것을 발견했다며 날 불렀다. 낭떠러지 밑이었는데, 이미 다 뜯어 먹히고 남은 것은 가죽과 뼈 뿐인 말이었다. 산짐승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섞여 있었다. 하지만 기수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마구도 다 남아 있었고, 결정적으로 이런 겁 많은 짐승이 아주 친한 주인이 아닌 이상, 뭐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산길을 달릴 리가 없었다. 게다가 저런 높이에서 떨어지면 무사할 리가 없다. 최소한 시체라도 남아 있어야지. 한참을 주위를 살피다가, 내가 아는 어떤 짐승의 것과도 닮지 않은 발자국이 산 중턱 쪽으로 나 있었다. 나는 자경대들과 함께 영지에 돌아가서, 영주에게는 대충 얼버무린 뒤 실컷 퍼마시고 다음 날 해가 넘어갈 때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자경대들에게는 그 날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지만, 어차피 그럴 사람도 없었다. 그냥 미친 사람 취급만 받을 게 뻔하니까. '말을 탈 정도로 똑똑하고 거대한 도마뱀이 산 중턱 쪽으로 갔다네. 뭐? 자네 어제 마신 맥주가 상한 게 아닌가?' 밴시 소문도 시들해질 때 쯤,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흑사병에 특효인 성물이 감추어져 있을 것이다’며 그곳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족족 종적을 감췄다.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시간과 함께 모두 잊혀졌다. 물론 내가 다 늙어 죽을 때가 되어서도, 역병의 기수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갔을 때조차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것’은 어째서 영지 쪽으로 다시 돌아간 것일까? 거기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어쩌면 파멸의 씨앗이, 폐허의 재를 거름으로 삼아 자라고 있지 않을까? 수많은 의문들이 나를 괴롭혀왔다. 내가 죽어가는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그 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망각의 장막 아래 영원히 안전할 것이다.

*미스캐토닉 대학 민속학과 조교 해리 욀슨의 메모
이 비망록은 이번 답사 지역 주민(OO촌 소재)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녹취에 의하면, 아주 먼 옛날에 그들은 산기슭에 살다가 지금의 거주지로 이주했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듯이 기슭에는 마을은 커녕 오두막의 흔적조차도 없다. 비록 흑사병의 손아귀에 할퀴어졌더라도, 마을 하나가 종적을 감춰버리는 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뭔가 알아내려고 했지만, 그들은 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도 피했다. 그리고 OO촌에서 멀리, 그리고 산에서는 더 멀리 떨어져 있는 한 마을의 성당에서도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사악한 존재로 일컬어지는 큰 뱀을, 성자와 동등한 존재로 모시고 있었던 것이다. XX교수가 끈질기게 조르는 바람에 신부가 마지못해 '성물'을 보여줬었는데, 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이 말라붙은 창 머리였다. 몰래 샘플을 긁어오려고 했지만, 바로 신부가 나무 상자에 넣어버리는 바람에 그럴 수는 없었다. 이장은 다른 건 몰라도 산에 오르면 저주를 받는다며, 우리에게 답사를 그만둘 것을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이번 답사에서 아무런 결과도 얻어가지 못한다면 연구자원은 끊길 게 분명했기 때문에, 나는 몰라도 XX교수가 답사를 그만둘 리는 절대로 없다. 그리고 내 졸업논문은 XX교수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 내일이면 산에 오른다. 부디 잃어버린 영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낙네들과 늙은이들의 어린애들 겁주는 이야기이기만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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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끝났네요. 시작할 때는 지독하게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어느 새 추석이 다가오고 있군요. 날짜 맞춰서 하는 연재는 이번이 처음.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네요. 빈약한 설정때문에 이야기 템포가 고무줄같이 튄다던가, 불완전 연소한 떡밥이 있다던가, 결정적으로 분위기만 잔뜩 조성하고 재미는 없었다던가 등등. 그래도 기한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 안에 어떻게 분량도 뽑아내고, 나름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고쳐서 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당분간은 단편 위주로 활동할 것 같습니다만, 준비가 되면 새로운 연재작으로 찾아뵙고 싶네요. 선량한 독자 여러분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2012.9.28, 욀슨
 
special thanks to-

잉여백작(a.k.a 뉴질랜드종마)
최근 갱신이 없는, 하지만 추진력을 모으고 있는 수박바메론맛
역시 추진력을 모으고 있을 닼리씨
언제나 격려의 말씀 아끼지 않으신 yarsas님
최근 바쁘시지만 역시 격려의 말씀 아끼지 않으신 윤주님
고두익 선생님
작품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감을 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들. 여러분도 한번 검색해서 보세요. 멋져요.
스티븐 킹
H.P 러브크래프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3번 트레일러 테마, 'A Fire Will Rise'
모처의 서브컬쳐 백과사전

An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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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yarsas 2012.10.01 20:37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멋진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감격스럽게도 스페셜 땡쓰 투에 제 이름이 있군요. 하하.

    개학 후 바빠져서 비평을 길게는 못 써드리고 그냥 댓글로 남깁니다 뉴_=. 용서해주세요.

    진부함과 신선함, 익숨함과 생소함이 적당히 버무려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며 작품 제목과 작품 내용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게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 특히 엔딩 부분이 장송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잘 매듭지어진 것 같네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호러 장르를 취급해도 좋을 만큼 음침한 분위기를 잘 묘사하신 것과 끝까지 그 분위기를 잃지 않고 유지시켰다는 것이며
    단점을 꼽자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방대한 묘사를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셨는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지칠 수도 있고, 요약하면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딱 이해가 되지 못한 것 같다는 작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그 소재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다음 번에는 보다 밝은 소재와 명확한 내용전개가 담긴 글이 연재되길 기대해봅니다 ^^.

    한 작품 연재하느라 수고 너무 많이 하셨어요.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 profile
    욀슨 2012.10.02 07:14
    감평 감사드립니다. 매번 말씀드리는 거지만, 꾸준히 격려해주시고 평가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묘사 부분은 고민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뾰족한 수가 나오지는 않는 것 같군요. 그럼, 다음 연재작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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